하나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것은 그 언어를 맥락에 맞게 구사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렇게 맥락에 맞는 언어의 사용을 위해서는 그 언어의 관용적 표현이나 사회적 사용에도 익숙해야겠지만, 각 단어의 뉘앙스에 익숙해져야 한다.

하지만 언어를 교육할 때에는 각각의 뉘앙스를 가르치기 보다는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의미 교육에 치중하고 있는 면이 강하다. 우리가 학창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봐도 그렇다.

speak, talk, tell, say 모두 말하다로 배운다.
look, see, 모두 그냥 보다로 배운다.
hear, listen 모두 그냥 듣다로만 배운다.

각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어감의 차이가 분명한데도 그 어감의 차이를 알려주기 보다는 그저 모두 말하다, 보다, 듣다로 배우다 보니 어떤 상황에서 어떤 단어를 사용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모르고 넘어갈 때도 많이 있다.

물론 초급에서는 다양한 어감의 차이가 있는 단어들을 구분하여 가르칠 수는 없다. 하지만 Topik 4급 정도의 수준이 된다면 이런 어감의 차이를 어느 정도는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이전에 배웠던 단어와 (다른 어감의) 같은 의미 단어가 나온다면, 그 이전에 배웠던 단어와의 의미차이가 어떻게 있는지를 알려주어야 한다.

즉, (예를 들어)

안과 속을 사전에서 찾으면
안 : 어떤 물체나 공간의 둘러싸인 가에서 가운데로 향한 쪽. 또는 그런 곳이나 부분
속 : 일정하게 둘러싸인 것의 안쪽으로 들어간 부분.
으로 나온다.

이런 경우 그 의미만을 가지고는 정확한 어감을 깨닫기 어렵다.
하지만 그 단어가 사용되는 상황을 이야기하고 각각의 차이를 설명해준다면, 좀 더 명확한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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