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개막식과 남아공 - 멕시코의 개막경기로 막을 올렸다.
개막식은 아프리카 특유의 색으로 장식하며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것을 자축하였다.








남아공 VS 멕시코, 그 결과는?


피파랭킹 17위인 멕시코와 83위인 남아공의 경기는 사실
남아공이 얼마나 잘 해 줄지에 이목이 쏠렸을 뿐,
실력 면으로 따지면 멕시코가 한 수 위의 팀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남아공은 홈팀이라는 커다란 이점이 있었고,
88000석의 경기장을 가득 매운 자국민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있어
어떤 경기를 펼치며 이변을 만들어 낼 지 궁금했다.

게다가 이 경기로 A 조의 순위다툼도 한번 점쳐볼 수 있는 경기여서 더욱 더 흥미로웠다.
역대 월드컵 개최국이 2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한 전례가 없긴 하지만,
이번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공의 경우에는 역대 월드컵 개최국 중 가장 약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비록 흔들리고 있긴 하지만,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프랑스,
북중미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며 월드컵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는 멕시코,
과거의 영광이긴 하지만 월드컵에서 우승경험도 있는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한조이다 보니,
첫경기에서 남아공이 패할 경우,
16강 탈락이 너무도 뻔하게 예상이 되었다.

그러나 남아공이 멕시코를 상대로 선전을 펼치며 승리를 거두거나 무승부를 하더라도
A조를 혼돈으로 빠트리기에는 충분하다.
프랑스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흔들리고 있으며
멕시코와 우루과이가 비슷한 수준의 전력이다보니,
남아공이 멕시코를 꺽거나 무승부만 거둔다고 하더라도
그 전력은 A 조를 충분히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전력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
비록 불안정한 치안 등으로 인하여 경기 외적인 면에서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또한 국내 적으로는 SBS의 단독 중계로 인하여 분위기가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경기들의 질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까?

첫경기부터 남아공이 멕시코에 절대 밀리지 않는 경기를 선보이며 무승부를 거두었다.




흥미로웠던 경기 양상.


이 경기는 남아공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피파 랭킹이라는 단순한 수치만을 놓고 본다면

멕시코가 2 대 0 정도로 이기지 않을까 예상이 되는 경기였다.

또한 실질적인 실력으로도 남아공이 멕시코 보다 한수 아래였기 때문에
멕시코가 남아공을 어떻게 요리를 할까가 궁금해지는 경기였다.

그리고 실제로도 남아공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택하여
멕시코가 경기 주도권을 가지고 경기를 하여 남아공 진영에서 거의 모든 움직임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남아공은 그저 수비만 하는 팀은 아니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 브라질을 이끌로 우승을 차지한 카를로스 알베르토 페레이라 감독이 지휘를 하는 팀으로
비록 볼 점유율은 낮아도 역습을 통하여 날카로운 공격을 하는 팀이었던 것이다.

남아공의 방패는 두꺼웠으며 그 창 역시 날카로웠다.
남아공의 공격은 부부젤라로 정신이 혼미해진 멕시코 수비진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전반 막판 계속되는 코너킥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남아공이 어떤 팀이라는 것을 전반전을 통하여 충분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후반 10분,
단 4번의 패스만으로 남아공 골문 앞에서 멕시코 골문 앞까지 단 9초만에 다다르는 놀라운 역습으로
차발랄라가 선제골을 기록한다.

이후 멕시코가 승리를 위하여 공격을 강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남아공은 신바람을 탔는지...
오히려 주도권을 가져오며 멕시코를 몰아붙이게 된다.

(물론... 이후 동점골을 먹기는 했지만 말이다.)




남아공의 수훈 선수는 바로 골키퍼! 


사실 경기 초반 흐름은 멕시코가 잡고 있었다.
멕시코가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풀어가고 있었고
남아공은 수비를 탄탄히 하면서 역습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남아공 선수들은 시간이 갈수록 수비가 흔들리고 있었고,
멕시코의 짧은 패스에 남아공의 수비진은 우왕좌왕 거릴 뿐이었다.
하지만, 남아공의 최종 수비는 골키퍼 이투멜렝 쿠네였다.
그는 멕시코의 결정적인 기회를 그야말로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내며
남아공 선수들을 정신차리게 만들었다.
이에 힘입어 남아공은 차발랄라가 선제골을 기록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오게 된다.





멕시코의 전반 37분 골은 정말 오프사이드일까?


멕시코가 코너킥을 한 공을 골키퍼가 펀칭을 하러 나갔으나
멕시코 선수의 머리를 맞고 골문 앞쪽으로 향한 상황.


(SBS 방송 화면 캡쳐.)




골문 앞에는 멕시코 수비수 1명이 지키고 있을 뿐, 비어 있는 상황에서
멕시코의 카를로스 벨라가 가슴으로 트래핑을 한 후 발로 차넣었다.

그러나 이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던 것!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것에 오프사이드가 맞다, 아니다 심판의 편파판정이다! 등 말이 많았으나,

오프사이드가 맞다.

오프사이드 규정은
공이 출발한 시점에 골키퍼를 포함한 2번째 수비수보다 골대 쪽에 가까이 있으면 오프사이드가 된다.

즉 이 경우 멕시코 선수의 머리에 맞은 시점에서 벨라 선수의 앞에는 멕시코 수비수 1명만 있었기 때문에
오프사이드가 되는 것이다.

만약, 골키퍼가 골문앞에 있었다거나,
다른 수비수 1명이 골대 앞쪽에 더 있었다고 한다면,
오프사이드가 아니기 때문에 골이 인정이 되었을 것이다.




남아공의 12번째 선수, 부부젤라.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들이 주의해야할 것 중 생소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부부젤라.





남아공 대 멕시코의 경기를 보셨으면 알겠지만 경기 내내 부~웅~~~ 하는 소리가 끊이지를 않았다.
마치 잠잘 때 모기가 귀 옆에서 앵~~ 거리는 소리와도 닮은 이 소리는
바로 부부젤라의 연주 소리로 120 데시벨이 넘어간다고 한다.

이 소리를 경기 내내 듣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
이 소리에 익숙한 사람들(= 남아공 or 아프리카 선수들) 은 괜찮을 지 몰라도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타대륙의 선수들은 경기 내내 신경이 쓰일 듯 하다.

텔레비젼으로 중계를 보고 있는 나 조차도 귀에 거슬리고 그 소리에 계속 신경이 쓰였으니 말이다.

과도한 소음으로 인하여 부부젤라의 경기장 반입을 금지해야한다는 불평이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하는 선수들은 부부젤라의 소리와도 싸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쉬운 해설진과 방송사.


이 이야기는 길게 하지는 않겠다.

월드컵 방송을 혼자서 하겠다고 나섰으면,
다른 방송사가 그 동안 중계한 질을 따라가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하나...

개막전임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중계를 보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앞으로는 좀 더 나은 방송을 기대해본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