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에 개막한 2010 남아공 월드컵이 30일 새벽 스페인과 포루투갈의 16강 마지막 경기가 열린다.
우리에게는 원정 첫 16강이라는 행복한 추억을 남긴 이번 남아공 월드컵.
그러나 아프리카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인 남아공 월드컵은
역대 최악의 오심 월드컵으로 세계인의 기억에 남을 듯 하다.

다른 대회보다 유독 오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은
그 오심으로 인해 경기의 승패가 좌우될 정도여서
경기의 승패는 심판에게 달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오심이 자주 나오는 반칙판정 뿐 아니라
골 장면에서 심판이 판단이 흐려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승패를 뒤흔든 오심 7가지를 모아봤다. 

 

1. 미국 - 슬로베니아 (6월 18일)




슬로베니아는 비르사와 류비얀키치의 연속 골에 힘입어 전반전을 2:0으로 마친다.
후반들어 미국의 추격전이 시작되어 후반 3분과 37분 도너번과 브래들리가 만회골과 동점골을 터트리며 슬로베니아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이어 3분 후, 슬로베니아 골 에어리어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은 미국은
도너번의 센터링을 모리스 에두가 극적인 역전골을 터트리지만,
주심은 어이없게도 미국의 파울을 선언하며 노골처리한다.

심판의 오심으로 남아공 월드컵의 최고의 역전극은 완성되지 못하였다. 


  

2. 독일 - 잉글랜드 (6월 27일)






16강 매치로는 아까운 독일과 잉글랜드.
두 나라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너무 일찍 만났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이 날의 경기에는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경기 시작 19분과 31분 만에 독일이 두 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앞서나가며
너무 싱겁게 경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탄식이 나올 즈음.
잉글랜드의 업슨이 36분에 만회골을 터트리고
1분 후 램파드의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을 넘어갔다가 튀어나온다.
하지만 우루과이 출신의 주심과 선심은 이를 골로 인정하지 않아 잉글랜드는 동점을 만들지 못하였다.

이 장면은 잉글랜드가 초반의 실점을 만회하고 경기 주도권을 잡은 상황에서의 오심이라
잉글랜드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얻고 말았다. 


 

3. 아르헨티나 - 멕시코 (6월 28일)




독일과 잉글랜드와의 경기 두시간 반 후에 열린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경기.
아르헨티나가 우세할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멕시코가 초반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이며 0-0의 접전을 펼치던 전반 26분.
골키퍼 손에 맞고 나온 공을 메시가 골대 쪽으로 찼고,
이 공을 테베즈가 방향만 바꾸며 선취점을 올렸다.

그러나 메시의 발에 맞는 순간 테베즈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골로 인정이 되었다.
멕시코 선수들의 항의에도 주심과 선심은 그대로 골로 인정하였다.

이날 멕시코의 공격력은 매우 날카로웠다.
그런 상황에서 어이없는 심판의 오심으로 골을 먹은 멕시코는
집중력을 잃고 두번째 골을 그냥 아르헨티나에 헌납을 하였는데,
첫번째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4. 스페인 - 칠레 (6월 26일)







수비 지향적인 축구가 많이 펼쳐진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공격제일주의의 축구를 선보여 많은 축구팬을 사로잡은 칠레.

이날도 칠레의 공격축구에 스페인은 당황하여 경기 주도권을 칠레에게 완전히 넘긴 상황.
그러던 중 비야의 선제골이 터졌으나, 칠레는 계속 공격 위주의 경기를 펼친다.

하지만 후반 36분, 스페인의 토레스가 헐리우드 액션으로 쓰러지고 (일부로 자기 다리에 걸려)
인플레이 상황에서 이니에스타가 추가골을 터트린다.
그리고 칠레의 에스트라다는 경고를 추가하여, 경고 누적으로 퇴장!

오히려 토레스에게 헐리우드 액션으로 경고가 주어져야 할 상황에서
칠레 선수에게 경고가 주어지는 오심이 나왔고,
이로 인해 이니에스타의 골 역시 인정이 되어 칠레는 한골을 더주고 선수는 한명 잃는
여러모로 불리한 경기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5. 아르헨티나 - 나이지리아 (6월 12일)




우리나라가 그리스와의 경기에 2:0으로 승리를 거둠으로서
같은 조에 속한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경기에 많은 관심이 쏠린 상황.

그러나 이날 결승골인 에인세의 골은 경기 시간 5분 만에 나왔다.
베론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에인세가 그대로 헤딩으로 연결. 골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 골은 에인세가 골을 넣기 전 코너킥 상황에서
아르헨티나의 사무엘 선수가 나이지리아의 오바시 선수를 팔과 몸으로 감싸 안으며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고 오바시 선수의 수비 진로를 방해하여 얻은 골.

FIFA 심판위원회에서도 "이 상황에서 심판은 사무엘에게 파울을 주고 나이지리아의 프리킥을 선언해야 했다"며
오심임을 인정하였다. 


 

6. 아르헨티나 - 대한민국 (6월 17일)






86년 월드컵에 이어 다시한번 월드컵에서 재회한 두팀.

그러나 이날 박주영 선수의 자책골와 이과인 선수의 추가골로 인해
한국 선수들은 어려운 경기를 펼치지만, 전반 후반부터의 공격으로 인해
조금씩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전반 막판의 이청용의 만회골은 후반 한국 선수들의 선전을 기대하게 하였다.
후반 초반은 이러한 기대대로 아르헨티나에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치며
동점도 가능하다는 기대를 하게 만든다.

그러나 후반 30분 메시의 슈팅이 골 포스트에 맞고 나온 것을 이과인이 골대 안으로 밀어넣으며
한국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꺽어버린다.

그러나 이 골은 수비수 보다 골대 가까이 이과인 선수가 위치함으로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야하나
심판은 이것을 오프사이드로 인정하지 않고 골로 인정하였다.

이 골은 한국 수비진의 사기를 꺽어 4분 후 추가골을 내주는 결과로 이어지는데,
이 오심이 아니었더라면 경기 결과는 이렇게 까지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7. 브라질 - 코트디브아르 (6월 21일)





죽음의 조라 불린 G조는 모든 경기가 빅매치였다.
그 중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의 경기는
코트디부아르의 조별 예선 통과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경기로 관심을 모았는데,

이 날 경기에서도 오심은 비켜가지를 않았다.

1:0으로 브라질이 앞선 후반 4분,
파비아누는 신기에 가까운 개인기량을 선보이며 브라질의 16강 진출의 결정골을 넣었다.

그러나 이어진 리플레이에서 파비아누의 추가골은 핸들링 파울로 드러나지만,
심판진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브라질의 골을 인정한다.

죽음의 조였던 G조.

많은 사람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첫 4강 진출 역사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그 주인공으로 코트디부아르를 꼽았다.

그만큼, 조별예선을 통과한 브라질과 포르투갈에 뒤지지 않는 전력을 갖추고 있는 팀이라는 것인데
이 오심으로 인하여 코트디부아르는 이날 어려운 경기를 펼치다
결국 드로그바의 만회골에 만족하며 3:1로 경기를 마치며 사실상 16강 탈락을 결정짓는다.



사실 어느 월드컵도 오심 논란에 휩싸이지 않은 적이 없다.
그만큼 모든 축구인들이, 그리고 모든 축구팬들이 기다리고 바라보고 있는 무대라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축구인과 축구팬들의 꿈의 무대라고 불리는 월드컵이라면
적어도 오심을 줄이고 정확한 경기력으로 공정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블래터 회장과 FIFA는 그러한 노력을 상당히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경기장 스크린에서 논란이 되는 화면을 계속 재생하여 보여주는 것이
선수들의 경기력을 저하시키고 심판의 공정한 판정을 해칠 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비디오 판정과 스마트볼 과 같은 인간의 경기에 기계가 도입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면
2009년 K리그 플레이오프에 도입된 6심제를 도입하는 것이 현명할 듯 하다.

주심의 동선의 사각지대에 놓인 곳에 5, 6심이 배치됨으로서
아일랜드의 앙리 핸들링 사건의 피해와 같은 결과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09년 K리그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전반 34분과 43분 두차례의 핸들링 파울을 정확하게 잡아내며
그동안 K리그에서 매번 펼쳐졌던 오심과 공정성 논란을 잠재울 수 있었다.

오늘 16강 마지막 두경기를 포함하여 남은 10경기.
오심 논란에서 벗어나 진정한 축구팬들의 축제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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