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와 월드컵 조별예선 첫경기를 갖는 그리스가 북한과의 평가전을  2:2 무승부로  마쳤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세한 그리스는 기존의 수비적인 성향을 버리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었고, 그 공격은 단조롭다는 평가를 받아왔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공겨도 나름 상당히 매서웠습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18초 만에 북한 페널티 에어리어 안까지 들어와서 슈팅을 하는  절호의 기회를 가지며 공격을 이어가는 그리스는 1분 48초에 첫골을 넣었습니다.
골 에어리어 전방 20m 지역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그리스는 세트플레이로 가볍게 한골을 얻어내며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갔습니다.

보통 그리스가 먼저 한골을 얻으면 그것으로 경기는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리스의 수비는 탄탄합니다. 그리고 선취점을 얻은 이후에는 보통 수비로 돌아서며 문전을 단단히 잠가버립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약간 달랐습니다. 그리스는 자신의 공격루트를 한번 최대한 시험해보겠다는 의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쉼없이 공격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양팀은 서로 공격을 주고 받았는데요,

7분경 그리스의 크로스를 북한 골키퍼가 잡아내더니, 바로 북한이 슈팅을 시도하는 등 그리스의 우세 속에 북한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패스 한방으로 북한 수비진을 뚫고 단독 찬스를 맞이하거나, 북한 수비를3~4명 정도를 한번에 뚫고 드리블을 하는 등 그리스의 공격력은 뛰어났습니다. 물론 북한도 역시 선수비 후역습을 주된 경기 방식으로 가지고 있는 팀이다보니 그리스가 더 공격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6분경 그리스 선수들이 자신의 진영에서 공을 뺏긴 후 슈팅을 허용한 것은 우리에게 많은 힌트가 될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리스도 역시 자신의 진영에서 투박하게 공처리를 할 수도 있는 팀이며, 그렇기에 그리스가 수비가 강하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더욱 더 빠르게 움직인다면 기회는 계속 만들어진다는 힌트를 던져줬다고 할 것입니다.

확실히 그리스 선수들은 아시아에서 우리가 상대하던 선수들보다는 다리도 길고 신체 능력도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수비진영은 역시나 굼뜬 동작을 종종 연출하였습니다. 22분경 북한의 골 장면이 그런 장면인데요

골에어리어 좌측에서 공을 잡은 정대세 선수가 페인팅을 한번 쓰자 수비수가 흐트러지고 따라오지를 못하며 슈팅을 허용했습니다. 수비수의 순발력이 떨어져서 공격수를 놓쳐버린 것입니다.

이 골로 경기 주도권은 다시 북한에게 넘어왔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그리스 선수들의 약점을 눈치챈 듯이 영리하게 플레이하기를 시작했습니다. 스피드를 바탕으로 공간을 이용한 것입니다.

그리스와의 조별예선 1차전 시 상대의 세트 플레이를 조심해야 할 듯 합니다. 30분경에도 나온 장면인데 세트 플레이에서 골과 다름없는 장면을 연출했는데요, 북한의 수비진이 약간 허술해 보일 정도로 세트 플레이에서 상대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드는 장면을 자주 연출합니다.

몇차례의 공방전을 펼친 후 1:1로 비긴 채로 전반전이 끝났습니다만, 경기 분위기는 북한의 분위기였습니다. 정대세 선수만 상대 진영에 있다가 공을 잡아내면 두 세명의 선수가 그리스 진영으로 빠르게 침투하며 그리스 수비진의 혼을 빼놓았습니다.

그리스 선수들의 개인 역량도 꽤 뛰어난 듯 해보였습니다. 북한 수비수를 3~4명 달고 다니는 장면이 종종 보였습니다.

후반 시작 후 양팀 1골씩 더 넣어 2:2가 되었습니다만 후반 26분경 보여진 장면도 눈여겨 봐야할 것 가습니다. 그리스 진영에서 북한의 두세번의 패스후 골에어리어 전방에서 찬스가 나서 중거리 슛을 하는 장면은 김보경, 이승렬, 박주영 등 한일전에서 원투패스로 찬스를 만들어내는 장면과 유사했습니다.

이 후 벌어진 장면들은 이 전에 나온 장면들과 유사하여 따로 기재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리스의 주된 공격루트는 오른쪽인 것같습니다. 중앙에서 공을 잡을 때 오른쪽으로 길게 찔러줘서 경합을 시키고 결국 공을 따내서 크로스를 올리는 장면이 종종 연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경기를 통해서 우리의 빠른 공격수들이라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북한도 잘하기는 했지만, 공격수의 역량상 우리 나라 선수들이 좀 더 우위에 있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우리의 공격이라면, 월드컵 조별예선 첫경기에서 승리를 거둘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 허정무 감독도 이 경기를 보고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많은 연구와 전략으로 좋은 결과 만들어 내기를 바랍니다.

p.s. 이 경기를 통해서 북한은 꽤 희망을 보지 않았을 까 합니다.
물론 같은 조에 속한 나라들이 그리스보다는 한 수 위이기는 하지만,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집중력이라면, 다른 팀들도 북한을 경계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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