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월드컵 대표팀이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사실, 2002년에도 16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왠지 다들 그때는 홈구장이라 그런지
 인정을 잘 안하는 분위기네요 ㅎ)

다들 이럴 때는 축구만 보고 있는지,
온통 뉴스가 축구관련 소식들로 넘쳐납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평상시 보기 힘든 재야평론가들이 인터넷 뉴스 리플에보면 어찌나 많은지요.
이래라, 저래라... 선수들에 대한 평가와 전술에 대해서 많은 글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리플들을 보자면...
잘했다, 이렇게 잘하자... 가 아니라
거의 대부분... 7~80%는 선수에 대한, 감독에 대한, 한국 축구에 대한 욕과 비난이더군요.

그 주요 대상은 허정무, 박주영, 염기훈, 오범석, 김남일.
박주영 선수는 16강행을 결정짓는 골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도해서 싫다, 나라면 2골은 넣었을텐데 이제 한골넣고 기쁘냐, 이정수랑 같은 2골이네 등
여전히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사실, 기도는 경기 끝나고 이영표 선수도 했고, 경기 후 오 주여, 라고 외치는 장면이 나왔음에도
아무런 까임을 받지 않고 있는건, 기도하는 행위가 싫은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싫은거지...

그리고 염기훈은 왜쓰냐, 제는 국가대표 맞냐, 오범석은 자동문이다, 김남일 축구 그만해라 등
정말 (얌전한 것만 가져왔는데도 이러네요...)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입에서 나오면 다 말인줄 아는지 욕과 비난을 그냥 퍼붙고 있더라구요.



(정말, 욕없는 얌전한 걸로만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허정무 감독도 이런 저런 욕에 시달리시고 있는데...

아니 막말로 여러분 흥겨우라고 그들이 축구하나요?
왜 마음에 안든다고 그렇게 "욕질"을 하십니까?
그들은 여러분을 기분좋게 하기 위해 축구를 하고 있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 월드컵 중입니다.
월드컵 기간 중에 열심히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되도 않는 말로 비난하고 욕을하면
그 선수는 사기가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기분 다운되어버려 그 다음 경기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게 될 것이구요.
그러면... 또 욕을 하시겠지요.

항해중인 배는 절대 흔드는 게 아닙니다.
항해중인 배를 흔들어 버리면, 배는 자기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지못하고
이리저리 헤매이다 결국은 침몰하게 되어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정당하게 문제제기를 해야겠지요.
그리고 고쳐야 할 것이 있다면 배가 항해를 끝낸 후에 고쳐야 할 것입니다.
감독의 전술? 고유 권한입니다. 그 감독의 전술로 지금까지 훈련해온 것이구요.
그리고 우리 나라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서 하고 있는 겁니다.

8강 못올라가면 또 어떤가요.
지금 원정 월드컵 7번 만에 처음으로 16강 올라갔습니다.
져도 실력이고, 이겨도 실력입니다.
운도 실력이고 실수도 실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고,
우리나라에서 그 포지션을 가장 잘 소화하는 선수입니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수를 하거나 해서 바라지 않던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서 그 결과를 만들어 낸 겁니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축구 실력이 그 정도인것입니다.
(월드컵 전에는 감독 안바꾸면 무 2패로 16강 떨어질꺼다고 비난하더니,
 16강 올라가니 감독은 한게 하나도 없다고 욕을 하네요 헐...)

월드컵요? 다음 월드컵을 기다리면 되겠지요
그 동안 더 좋은 선수들 나오기를 기다리면서요.

선수들도 정말 죽을만큼 열심히 뛰고, 차고, 막았는데
그런 결과가 나왔다면 어쩌겠습니까?

그렇게 욕을하고 싶으시다면...
K 리그 경기장에나 좀 가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유소년 축구 기금좀 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축구 문화와, 선수들의 발전에 기여를 하셨다면
그때는 머 참고 들어드리겠습니다.

p.s. 리플들을 읽다가 어느 악플을 단 네티즌의 과거 리플을 봤습니다.
그랬더니, 얼마 전까지는 이동국 쓴다고 감독 욕을 하시던 분이
이제는 이동국 안쓴다고 감독 욕을 하고 계시더군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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