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 월드컵 중계를 결국 SBS 단독으로 하게 되었다.
물론 월드컵 직전까지 추가 협상을 통해서 KBS와 MBC가 스튜디오에서 월드컵을 중계하게 될 가능성도 남아있기는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협상은 완전 결렬된 듯 하다.

이로서 시청자들은 이번 월드컵을 공식적인 채널로는 SBS를 통해서만 시청을 할 수가 있다
(비공식적인 채널 해외방송이라던가 아프리카TV등을 통해서 시청하겠다는 네티즌들도 많다.).
그러나 2010년 동계올림픽 때 중계방송에 문제가 있었던 점을 감안해본다면,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이 없어졌다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SBS는 2006년 독일 월드컵 기간 중이던 6월 15일 IOC 와 올림픽 단독 중계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같은해 8월 아시아지역 중계 재판매권을 갖고 있는 일본 덴쓰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여
2006년 10월 27일 FIFA의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MBC와 KBS가 반발하고 있는 것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직전인 5월 30일 (이후 SBS가 단독 계약한 올림픽과 월드컵에 대하여)
스포츠합동방송 합의문에 방송 3사 사장단이 합의를 하고 서명을 하였으나,
이를 무시하고 단독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점이다.



                                                             (미디어오늘 보도사진)



또한 SBS가 단독으로 계약을 하며 방송3사 협상단(일명 코리아풀)에서 제시한 비용보다 400억원을 더 소요하였으며, 2010년 월드컵과 2014년 월드컵 중계권에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의 중계권료보다 두배 이상을 소요하여
국부 유출이라는 여론이 있을 정도로 거액의 비용을 들이면서까지 중계권을 구입하였다는 점도 문제라 할 것이다.

그리고 SBS의 2010년 동계올림픽 중계 모습에서도 알 수 있듯,
시청자들이 보고싶어 하는 경기를 볼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올 동계올림픽에서 SBS는 스포츠하이라이트 보다도 못한 중계를 하였다.

중계진에도 문제가 발생을 하였으며,
국내 선수가 출전하는 비인기종목의 중계보다는,
마치 "이 경기 잘 보고 나중에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꼭 봐야해!" 라고 이야기하는 듯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도 안한 피겨스케이팅 페어부문과 아이스댄싱 부문을 중계를 하였다.

또한, 다양한 종목의 중계보다는 주요경기의 재탕, 삼탕 및 피겨스케이팅 페어 및 아이스댄싱 중계에만 열을 올려, 올림픽을 하는 것이 아니라, ISU 피겨스케이팅 대회와 쇼트트랙 및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대회가
동시에 올리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월드컵 때에도 이런 식의 중계를 한다면, 주요 경기 이외의 경기는 중계가 되지 않는다거나,
유료스포츠 채널을 통해서만 되는 식의 문제가 발생을 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월드컵 공동중계에 대한 협상을 권고하고,
이를 회피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미 월드컵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는 SBS는
배부른 돼지가 되어 협상에 어쩔수 없이 임한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SBS의 협상시 요구사항


SBS가 이번 월드컵을 위해 소요한 중계권료는 약 723억원.
그러나 협상에 나서면서 KBS와 MBC에 요구한 비용은 KBS에는 318억원. MBC에는 408억원으로
협상이 타결되었을 경우, 자신들이 구매한 723억원보다 3억원이 더 많은 726억원에 재판매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들이 KBS에는 광고가 없는 KBS1에서만 중계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하며,
양 방송사와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한국전, 북한전, 개막전, 결승전 등 8경기는 판매하지 않고
나머지 경기만 순차적으로 중계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64경기 중  8경기를 제외한 56 경기를 방송 3사가 순차 중계할 경우
한 방송사가 중계할 수 있는 경기는 19경기 정도 이다.
(한국과 북한이 16강이상의 성적을 올리면 MBC와 KBS가 중계할 수 있는 경기는 더 줄어든다.)

이러한 상황에 KBS 에는 318억원, MBC 에는 408억원의 가격을 제시하였다는 것은
자신이 부풀려놓은 월드컵 중계권료에 대한 부담을
타방송사의 비용으로 해결하겠다는 심산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차피 SBS는 중계권료는 FIFA에 지불을 하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계권을 판매하여 자신의 주머니를 불리는 행동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능성은 두가지이다.

광고수익으로 72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자신이 있다거나
금전이 아닌 다른 방식의 이득을 취하는 것.





우선 광고 수익을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조별예선 경기가 열리는 시간은 오후 8시 30분이 두차례, 새벽 3시가 1차례이다.
오호 8시 30분은 토요일이 한번, 목요일이 한번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에 따르면 주말 동일 시간대의 15초 광고비용이 1245만원.
목요일 동일 시간대의 15초 광고비용은 1227만원~1320만원이다.

그러나 월드컵, 그것도 한국전 경기라고 하면 광고비용은 이것보다 훨씬 상승할 것이다.

비슷한 예를 2002년 월드컵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2년 월드컵 한국전 조별예선 경기 중 두 경기가 오후 8시 반에 치뤄졌고,
오후 3시 반에 치뤄진 경기가 한 경기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월드컵에도 한국의 조별예선 경기 2경기가 오후 8시 반에 치뤄진다.
2002년 월드컵이 시작하기 1주일전 한국전 경기 시간대의 15초당 광고비용이 777만원~1014만원이던 것이
월드컵 기간 중 한국전 경기 광고 비용이 15초당 최고 3069만원까지 상승되어 3~4배 정도 상승하였다.






이렇다면 이번 월드컵도 역시 3~4배 정도 상승한다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SBS의 단독 중계가 광고비용에 대한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동계올림픽 김연아 선수의 경기때와 마찬가지로
CM순서지정제 판매분도 있을 것이다.
(김연아 선수 때 경기 앞뒤 CM 순서를 지정해 추가 비용을 받는 CM순서지정제 판매분이 13억원에 달했다)

그렇다면, 최소 4배 이상의 광고비용 인상요인이 있다고 봤을 때,
15초 당 최고 5천만원에 육박하는 광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렇다고 한다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부과하겠다고 하는 과징금 35억은
한국전 경기 중계를 한경기만 하여도 내고도 남을만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한, 2002년 월드컵 당시 방송 3사는 1377억원의 광고 수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나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 이상의 선전을 펼칠 경우
SBS는 광고로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SBS의 수익 이상의 노림수


그러나, SBS가 광고수익만을 노리고 단독중계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만일 수익을 노리고 하는 것이라면, 중계권을 판매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SBS의 이미지 개선과 다른 방송국과의 경쟁에의 우위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SBS는 KBS와 MBC와는 다르게 방송사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는다.
그래서 스포츠 중계의 역사도 그다지 길지 않아 후발주자로서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월드컵 단독 중계를 통하여,
스포츠 중계를 통하여 미국 방송계의 거대 네트워크를 구축한 FOX TV와 같이 방송사 간의 경쟁에서 앞서나가며
소프츠 채널의 선두주자라는 민영 방송사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간다면,
다른 경쟁에서도 MBC와 KBS를 이겨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만큼
혹시 광고수익에서 본전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절대 밑지는 장사는 안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지금 SBS라고 하면 그다지 좋은 이미지는 많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방송도 물론 상업적인 면을 추구하지만) 다른 방송사들 보다 훨씬 상업적이라던가,
자극적인 소재 발굴에 앞장선다던가,
정론보도에 앞장서기 보다는 정권의 비위에 맞추는 데 급급하다던가...

하지만,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의 연이은 단독 중계로 스포츠는 SBS라는 이미지를 쌓은 후,
이렇게 쌓은 스포츠 중계에의 우위를 바탕으로 방송사간의 경쟁에 활용하는 것이
바로 SBS의 노림수 인 것이다.

이와 같이 중계권을 팔아도 이익, 팔지 않아도 이익이 되는 상황이
약삭바른 SBS가 중계권 협상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하게 만든 것이다.



p.s. 이번 월드컵 단독 중계에 대해서 SBS에 궁금한게 두가지 사항이 있다. 
      1. SBS는 월드컵 64경기를 모두 생중계할 방침이라고 하였는데, 
         동시에 열리는 각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는 어떻게 할 생각인지.

      2. 2006년 10월 27일 스포츠한국의 보도를 보면,
         "FIFA는 SBS인터내셔널과 맺은 이번 계약에는 유ㆍ무료 TV와 라디오, 이동방송의 중계권이 모두 포함되며
         특히 한반도 전체(남북한을 의미)에 대한 중계권을 포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하는데, 
         북한과는 중계권 문제를 해결하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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