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인터넷을 떠들석하게 달구는 논쟁거리가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논쟁거리는 정치나 사회적인 쟁점이 아닐 '축구 국가대표'에 대한 문제인데요,
다름아닌 다음달에 열리는 아시안컵 대회에 박지성 선수를 차출해야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논쟁은 우습게도 박지성 선수가 소속팀에서 너무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하는 기간 중 지금이 가장 물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박지성 선수 인데요,
최근 빅클럽 과의 경기들에서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소속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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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선수의 아시안컵 차출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주로

1.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도중 아시안 컵에 차출되면 주전자리가 흔들린다
2. 아시안컵 같은 그런 대회까지 박지성 선수를 불러야하냐?
3. 수준낮은 팀 선수들이 박지성 선수를 잡기 위해 '기를쓰고 덤빌것'이기 때문에 부상 가능성이 높다.
4. 지금 최고의 전성기 이기 때문에 그냥 맨유에서 뛰게 놔둬라.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논리를 펼치며 박지성 선수를 그냥 맨유에서 리그에 집중하게 놔두라는 말을 하시는 분들은
축구를 보고 싶으신건지 아니면 그냥 박지성이 있는 '맨유'만을 보고 싶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왠지 그냥 맨유빠 들이 다수가 되어 이런 주장을 하는게 아닌가 라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박지성 선수의 아시안컵 대표 차출을 반대하는 논리를 꿰뚫고 있는 하나의 명제가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축구 사대주의 입니다.
한국을 대표하여 뛰는 박지성 보다 그냥 맨유에서 뛰는 박지성을 보고싶다는 것인데요.
지금 한창 잘하고 있는데, 왜 지금 불러들여서 소속팀에서 주전자리가 흔들리게 하느냐
아시안컵이 그렇게 대단한 대회냐, 는 이야기입니다.

국가대표가 일개 프로팀보다 못한 것일까요?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국가대표로 뛰는게 맨유 주전으로 경기에 나서는 것 보다 못한가 봅니다.

그런데 예전 기사의 리플들을 살펴보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박지성 선수가 잘나가던, 잘나가지 않던, 국가대표 차출을 반대하는 리플이 많다는 것인데요,

잘나가면 소속팀에서 잘하고 있는데 왜 불러들이냐고 하고,
팀에서 안풀릴 때는, 팀에서 자리도 좁아지는데 왜 불러들여서 흔들리게 하느냐고 하는 리플이 많았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컨디션에 상관없이 국가대표 차출을 반대하는 것인데요,
국가대표 차출에 이견이 없을때는 월드컵 경기 밖에 없더군요. 

그렇다면 결국, 이들(차출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한국 국가대표의 월드컵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경기는
맨유의 프리미어 리그보다 못하다라는 공식이 생겼다고 밖에 볼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아시안컵이 그냥 호락호락하게 볼 대회가 아니라는 것.

우리나라가 아시아 규모의 대회에서 우승한지 꽤나 오래되었습니다.
아시안게임 우승이 1988년.
그리고 아시안컵 우승이 1960년 입니다.

아마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못보신 분들이 보신분보다 더 적을듯 한데요
(물론 저도 못봤습니다)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맹주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리고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가지고는 있지만,
정작 아시아 규모의 대회에서 우승을 한 경험이 별로 없는 것입니다.

아시아컵이 선수들의 이런저런 사정을 다 봐줘가며 대충 선수를 추려서 참가할 정도로 만만한 대회가 아닙니다.
게다가 '컨디션이 안좋기 때문에 빼야한다' 도 아니고,
'너무 경기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빼자!' 라는 논리는 정말... 무슨 논리입니까?

더군다나 아시안컵은 박지성 선수가 은퇴대회로 이야기한 대회입니다.
즉, 박지성 선수에게 아시안컵은 은퇴경기나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그런데 선수가 진심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는 대회를 '넌 경기 잘하니 오지말고 리그나 뛰어'라고 한다면,
그건 정말... 무슨 경우랍니까?

이런 글이 눈에 많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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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감독은 아시안컵 대회 우승에 목을 메고 있어 박지성 선수가 위험하다!
아시안컵 대회 우승에 목메지 말고, 선수를 보호하라!
(지금 부상 중인 선수를 무리하게 불러들이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ㅡㅡ;;)

그럼 이 이야기를 살짝 바꿔보겠습니다.
월드컵 16강에 목을 메고 있어 선수가 위험하다.
월드컵 16강에 목메지 말고 선수를 보호하라! 는 괜찮은가요?

어느 선수가, 어느 감독이 참가하는 대회에 그냥 참여에 의의를 두는가요?
만약, 정말 감독과 선수가 참가에 의의를 두고 선수 대충 짜서 경기를 한다면,
아마 그건 지금보다 더한 비판에 시달릴 것입니다.

감독은 최상의 멤버로 선수를 구성하여 대회에 참가할 의무가 있으며,
최상의 선수들을 조합하여 매 경기 승리를 위해 노력을 해야합니다.

물론, 경기력이 현저하게 낮은 팀과의 경기라면
그 다음 경기나 선수들의 경기력을 고려하여 여러 멤버들을 기용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것 역시 모두 그 대회에서 우승을 하기 위한 선수 구성입니다.

박지성 선수의 아시안컵 대표 차출에 반대하시는 분들.
대표 차출을 반대하지 마시고, 오히려 국가대표로서의 마지막이 될 대회에
최고의 경기력으로 참가하게 되는 것에 대하여 축하를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지성 선수가 최고의 경기력으로 국가대표의 마지막 대회를 찬란하게 마무리 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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