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해받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누명쓰는 것, 오해받는 것, 그래서 억울해 지는 것.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번에도 한번 쓰긴 했지만 치한으로 오해를 받거나, 도둑으로 의심을 받으면 정말 억울 할거 같다.

주말, 지하철역에서 몰카꾼으로 오해받은 사연 http://bulnabi.tistory.com/582



이 영화가 그런 영화다.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얼굴 표정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한, 일 양국 포스터



보통의 법정 영화라고 한다면, 억울한 일을 당하고, 끊임없이 의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실력은 없지만 열정만은 가득한 풋내기 변호사가
우연하게도 의뢰인의 억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무언가의 계기를 찾아서
재판관과 배심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검사측 마저 감동시켜
억울함을 해소하고, 누명을 벗기고 끝나곤 하는...
변호사의 능력을 보여주는 그런식의 영화들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지금까지의 영화와는 시선이 다르다.

그저 나의 입장에서, 만원 지하철을 탔다가 억울하게 치한으로 몰린
피고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한,
그리고 자신의 결백을 증명이 아닌 인정받기 위한
투쟁의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를 지루해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영화 시간은 143분이나 되고,
기승전결이 명확한 것도 아니고,
영화 전개에서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다른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재판 과정을 끊임없이 보여주며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한 한 인간의 투쟁과
실제 죄를 지었든 아니든 간에 죄값을 치를 사람이 필요했던 경찰과 검찰의 모습속에서
주인공의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다.




진실에 대한 증명과 인정받기를 포기하고 주위와 타협을 할 경우
벌금 얼마간 만 내고 풀려날 수 있는 상황.
그것이 자신도 구류를 살지 않고 더 쉽고 빠르게 나갈 수 있으며
형사와 검찰 에서도 법정 다툼을 하지 않고,
달리 증거를 찾지 않아도 되는 상황.
그리고 피해자 역시 가해자를 잡았다고 하는 심리적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은 모두가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진실을 포기하고 상황에 타협하면 모두가 쉽고 빠르게, 모두가 좋은게 좋은 것이 된다.



주인공은 다른 것을 모두 떠나서
단순히 "내가 하지 않았어." 라는 인정을 받기를 원하지만,
주인공의 지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니가 했어. 안했으면 누구야?" 라며 몰아가는 과정에서
실제 범인을 잡지 않고 주인공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모두는 공권력의 폭력 그 자체였다.

"나는 마음속 어딘가에서 재판관은 알아줄거라고 믿고 있었다.
얼마나 재판이 혹독한 것인지 스스로에게 타이르면서도
정말로 하지 않았으니까 유죄가 될리 없다 그렇게 생각했다.

진실은 신만이 알고 있다고 말한 재판관이 있다는데 그건 틀린 말이다.
최소한 나는, 내가 범인이 아니라는 진실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재판에서 정말로 심판할 수 있는 이는 나 밖에 없다.

최소한 나는 재판관을 심판할 수 있다.
당신은 실수를 범했다. 나는 절대로 결백하니까.

나는 처음으로 이해했다. 재판은 진실을 밝히는 곳이 아니다.
재판은 피고인이 유죄인가 무죄인가를
모아들인 증거를 가지고 임의로 판단하는 장소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유죄가 되었다. 그것이 재판소의 판단이다.

그래도,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

얼마전의 사건으로 인해서 정말... 공백 200% 하며 영화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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