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안보신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

코엔 형제의 신작 시리어스맨.




이 영화를 보며 세번 놀랐다. 
인트로 장면과 그 이후 영화 전개의 생뚱맞음에 한번 놀랐고,
영화 끝날때의 생뚱맞음에 또 한번 놀랐고,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코메디" 영화라는 점에 놀랐다.

우리는 살며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여러가지 선택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문제들과 선택들에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아무런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선택을, 그리고 그 문제들을 고민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많은 고민들.
그 대부분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고민이거나
나중에 보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도 않을 것들에 대한 고민이다.
또한, 인생에 있어서 별다른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 고민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은 한번 밖에 없다는 이유로 인하여
우리들은 우리의 인생을 지나치게 "진지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리하여 모든 문제들에 대해 그 의미를 부여하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된다.

옛말에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다.
비록 지금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릴 듯 하고,
이 문제로 인하여 내 인생을 모두 망쳐버릴 것만 같은 문제들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시간이 그 문제들을 해결을 하고, 모두 시간이 가면 잊혀진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여기 지나치게 심각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바로 영화속 주인공 래리



혈액형이 더블 A 형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인 래리는
전형적인 미국의 유태인 중산층 가장이다..

하지만, 그에게 어느날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 일들을 해결책을 위하여 랍비들을 찾아가지만,
어느 것 하나 답을 주지 않고 문제만 던져주는 신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리고 그의 아들 역시 학교 내의 문제로 인하여
"맞아죽지 않을까... ㅠㅠ" 걱정을 하는데...






하지만, 이런 문제들 어느 순간 모두 해결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봄눈 녹듯, 그리고 마치 거짓말 처럼.

그러나 언제 우리의 인생이 탁트인 바닷가처럼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적이 있던가.
래리는, 그리고 그의 아들은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며 이 영화는 끝이 난다.

사실 이 영화는 친절한 영화는 아니다.
어찌보면 래리가 답을 구하기 위해서 동분서주 하는 모습만 보여줄 뿐
실질적으로 그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그 의미를 짐작하기조차 어려운 인트로와
많은 생각을 해야만 아... 이런 내용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겠구나 짐작할 수 있는 영화내용.
그리고 그 짐작조차 관객들마다 서로 다르게 나올 수 밖에 없는 영화의 마무리.

나는 화두를 던져줄테니, 답은 너희가 구하거라...
라는 어느 고승의 가르침이 이보다 어려울까?

이런 난해함이 재미라면, 이 영화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일 것이다.
그러나 직관적이고 명확한 전개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 많이 지루할 것이다.

혹시라도 이와 같이 모든 문제마다 심각하게 고민하며 시간을 허비하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작은일 하나에 지나치게 기뻐하고 슬퍼하며 의미를 부여하시려는 분들에게

아래 시를 권해드린다.

이 또한 지나가리다 (랜터 윌슨 스미스)

슬픔이 그대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면
그대 가슴에 대고 다만 말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다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할 때
근심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적인 것들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이 진실을 가슴에 조용히 새겨라
이 또한 지나가리다


아마 주인공 래리가 이 시를 마음에 두고 살았다면...
인생이 좀 더 편해지지 않았을까?

p.s. 그나저나... 영화 카피는 "좀 더 심플하게 살 수 없을까?"인데...
       영화는 왜 이렇게 이해하기 복잡한거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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