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이미 정부에서는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된 것으로 결론을 내린 지 오래지만,
아직 천안함 사건은 우리나라의 현재를 흔들고 있는 주요 이슈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민군합동조사단에서 북한 어뢰라고 주장한 주요 근거들이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되었거나 진실 여부가 의심되고 있는 것.

천안함을 공격한 바로 어뢰의 추진체을 천안함이 침몰한 바로 그 해역에서 발견을 하였으며,
그 어뢰 추진체가 북한의 어뢰 카탈로그에 기재되어 있는 어뢰 설계도와 일치하며
그 어뢰 추진체에 1번이라는 파란색으로 쓰인 선명한 북한 글씨가 써있었으며,
초병이 물기둥을 관측하였고,
견시병의 얼굴에 물기둥으로 인한 물이 튀었고,
천안함에 붙어 있던 다량의 흰색 분말이 프로펠러에서도 발견되었는데
그 흡착물질이 큰 에너지나 높은 온도 속에서 형성되는 알루미늄 산화물이라는 것.
그리고 어뢰 추진체와 천안함 함체의 녹슨 상태가 비슷하다고 하였다.

이런 여러가지 근거를 들어 민군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북한 어뢰의 공격으로 인하여
침몰을 당했다고 주장을 하였었다.

그러나 그러한 발표가 있은지 50여일도 되지 않아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을 하였다.

우선 초병의 불기둥 목격 진술부터 보자.
초병 2명이 폭발 원점에서 섬광 기둥을 발견했다고 합조단은 이야기하고 있으나
물기둥을 목격했다는 초병의 진술은 없으며,
섬광을 목격했다는 방향이 초병의 북서부 방향에서 관측되었으나,
천안함이 어뢰의 공격을 받았다고 하는 장소는 초병의 남서쪽 방향이다.
즉, 이는 천안함과 관계 없는 관측 사항을 합동조사단이 무리하게 증거를 채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1번이라는 글자에 대해서 조작이라는 여론에 대해서
1번 잉크를 분석한 결고 솔벤트 블루 5성분이 확인되었고,
솔벤트 블루 5는 중국과 국내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종류이며
북한에서 사용하는 잉크 시료는 확보하는 중이라고 합조단 관계자가 밝혔지만 (중앙일보 기사 바로가기)
솔벤트 블루 5는 국내 기업인 모나미에서도 1998년 특허출원하고,
국내 대부분의 문구 제조업체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부식 정도.
어뢰 추진체와 함수의 녹슨 정도가 비슷하다는 것은 육안으로 식별한 결과 비슷하다는 것이라며
어뢰 추진체의 부식상태가 재질, 부위별로 6배 정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어
부식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판단할 수 없다고 합조단은 밝혔다.

대체 6배의 정도차이가 나는 어뢰 추진체의 녹슨 상태 중 어느것이 천안함과 비슷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일까?
결국 과학적인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상태를 천안함을 공격한 어뢰라는 증거로 내밀었다는 것이다.

당시 발표된 어뢰의 설계도와 어뢰 추진체가 일치하지 않는 것은 별개로 하자.
어뢰 설계도가 발견된 추진체의 것이라고 하며 북한산 어뢰라는 증거로 내세웠었다.
하지만 네티즌이 설계도와 다른 점들을 들며 해당 어뢰의 설계도가 아니라고 주장을 하였고,
결국 이는 해당 어뢰의 설계도가 아닌 다른 어뢰의 설계도인 것으로 밝혀졌다.
합동조사단의 발표에 신뢰가 안가는 이유이다. 결정적인 증거라고 하면서 엉뚱한 것을 들고나오다니.

마지막으로 가장 결정적인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되었다는 알루미늄 산화물.
흰색 분말 흡착물질이 어뢰 폭약에 포함된 알루미늄가루가
폭발하며 발생된 알루미늄 산화물이라고 합동조사단은 발표하였다.
그러나 미국 버지니아대 물리학 이승헌 교수와 캐나다 매니토바대 지질과학과 분석실장 양판석 박사 등은
여러가지 근거를 제시하며 폭발로 발생된 알루미늄 산화물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점토 성분에 가깝다고 반박하였다.
이에 합동조사단은 발박을 하였지만, 이 과정에서 합동조사단이 처음에 내세웠던 결정적 증거는 흔들렸다.

흰색의 흡착물질이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로 폭발로 생겼다고 주장을 하였으나,
폭약이 폭발해서 폭발재가 형성될때는
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과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같이 검출된다고 밝힌 것.
이것은 결국 5월 20일 합동조사단의 발표를 뒤집은 것으로,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비결정질 산화물이 폭발의 증거라고 강조해왔었다.

이렇게 합동조사단이 내세웠던 주요 증거들이 거의 다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자체 조사결과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인한 침몰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합동조사단이 결정적 증거로 내세웠던 어뢰 추진체와 천안함의 부식 정도가
직접 관련되었다고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것.
즉 해당 어뢰가 천안함 침몰 이전부터 물속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스크루의 손상 정도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천안함이 함수와 함미로 분리되기 이전에 다른 원인으로 인해 먼저 스크루가 훼손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스크루가 돌고 있는 상황에서 뻘과 부딪힐 경우, 천안함과 비슷하게 휘는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는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폭발 시점보다 더 이른 시간에
천안함이 조난 신호를 보낸 사실을 파악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천안함은 어뢰가 다가올 것을 알고 미리 조난 신호를 보낸 후,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은 채, 장렬히 어뢰 공격을 받고 침몰하였다는 것인가?
러시아 조사단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천안함 사건의 발생 시간에 대한 논란과 더불어 어뢰 공격의 진위 여부도 논란이 될 것이다.
조난신호를 어뢰 공격시간보다 미리 보냈다면,
그것은 결국 어뢰 공격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천안함 사건은 제대로 된 증거를 갖추지 못하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시간에 쫓겨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를 해버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떠오르는 사건이 하나 있다.

바로 2009년 7월 7일.
우리나라와 미국의 주요 정부기관,포탈 사이트들이 DDoS 공격을 당해 서비스가 마비된 것.

당시 국정원에서는 DDoS 사이버 테러의 배후에
북한 인문군 총참모부 정찰국 산하 110호 연구소가 있다고 주장하며
공격 대상이 보수단체이며, 해커의 수법으로 미뤄 북한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것 같다고 하였다.

DDoS가 발생한지 2~3일도 되지 않아 매우 신속히 배후를 파악하고 발표한 국정원의 능력을 높이 사고 싶지만,
당시 미 국무부 대변인과 합참부의장은 북한배후설을 부인하였고,
미국의 사이버 보안전문가들도 북한배후설을 반박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언론에 이같은 내용은 거의 보도되지 않았고,
국정원의 북한 배후설 발표만 반복적으로 나왔었다. 사이버 북풍이 등장한 것.

하지만 지난 7월 3일 AP통신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DDos 공격의 진원지가 북한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보도하였다.
오히려 익명의 보안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확산시킬 목적으로
일부 한국인들이 벌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미국의 보안전문과와 관리들도 사건 발생 후 1년동안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국정원만 북한이 그랬을 것이라고 일방적 판단하여 발표를 한 것이다.

천안함 사건과 왠지 닮지 않았는가?
미처 원인을 파악하기도 전에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조사되지도 않은 사항을 증거라고 하며 발표해버리는 것.

이번 천안함 사건도 합동조사단의 북한 어뢰로 인한 침몰 이라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북한을 정치적으로만 이용한 보수세력의 과거 때문이다.

군과 정부는 천안함 사건을 자신들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지 말고,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진정 무엇인지를 밝히기 위해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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