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장진하면 떠오르는 것이 크게 두가지를 꼽습니다.

하나는 장진 특유의 유머.
그리고 또 하나는 장진 사단. 

유명한 감독들은 보통 선호하는 배우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장진은 유독 같이 작품을 했던 배우들과 또다시 작품을 많이 하기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장진 사단은 정재영, 신하균 등의 주연급 배우들도 있고
(그러나 이들은 아이러니 하게도 이번 영화에서는 단역으로만 출연을 하였습니다.)
박준서, 김대령, 정규수 등의 이름이 매우 낯선 배우들까지도 포함을 하고 있습니다.

대체 왜 이들은, 장진 감독과 그렇게 많은 작품을 같이 할까... 궁금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본 퀴즈왕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흔히 보는 이름만 줄줄줄 올라가는 엔딩 크레디트가 아닌,
출연 배우들의 영화속 장면과 이름을 같이 보여주는,
그리고 그러한 것이 주연배우와 조연급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등장한 거의 모든 배우들에게 다 그렇게 해주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장진 식의 배우들에 대한 애정이라고나 할까요?
하다못해 조연배우의 부인으로 핸드폰의 영상통화 장면에 얼핏 지나간 배우에게까지도
장면과 이름을 보여주는 것에 아마 제가 배우라면 진한 감동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장진 사단이라는 것은 이렇게 완성되었을까요?
물론 장진 사단이라는 이름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 관객들이 임의로 장진 감독의 영화에 자주 출연하는 배우들을 묶어서 부르는 것이겠지요.

결국 장진 사단이라는 이름은 장진이라는 감독과 배우와의 계속되는 인연으로 정리가 될 수 있을 것인데요,
이런 배우들에 대한 감독의 애정, 그리고 영화를 함께 완성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바로
일명 장진 사단을 만들어가고 계속 넓혀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이번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살펴보니 (얼굴 알만한...)
장진 감독의 영화에 여러번 출연한 배우들이 정말 많더라구요.
그 모습을 한번 살펴보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 간단히 정리해보았습니다.



       김수로
 퀴즈왕.
 로맨틱 해븐(개봉예정)
       송영창
 퀴즈왕.
 기막힌 사내들.
        류승용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거룩한 계보.
 박수칠때 떠나라.
 다섯개의 시선. 
 아는 여자. 
       장영남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아들.
 거룩한계보.
 박수칠때 떠나라.
 아는여자.
       이지용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거룩한계보.
 다섯개의 시선.
        류덕환
 퀴즈왕.
 아들.
       이해영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거룩한계보.
 박수칠때 떠나라.
       이문수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아들.
 거룩한계보.
       이상훈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아들.
 거룩한계보.
 기막힌 사내들.
       임원희
 퀴즈왕.
 킬러들의 수다.
 간첩 리철진.
 기막힌 사내들.
       정재영
 퀴즈왕.
 거룩한계보.
 아들 (목소리 출연).
 아는여자.
 킬러들의 수다.
 극단적 하루.
 간첩 리철진.
 기막힌 사내들.
       신하균
 퀴즈왕.
 아들 (목소리 출연).
 박수칠때 떠나라.
 킬러들의 수다.
 기막힌 사내들.
 간첩 리철진.
       공호석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아들.
 거룩한계보.
 박수칠때 떠나라.
        한승희  퀴즈왕.
 박수칠때 떠나라.
 아는여자.
 극단적 하루
       박준서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거룩한계보.
 박수칠때 떠나라.
 아는여자.
         김대령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거룩한계보.
 박수칠때 떠나라.
 아는여자.
 극단적 하루.
       김재건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거룩한계보.
       조덕현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아는 여자.
 킬러들의 수다.
       정규수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거룩한계보.
 박수칠때 떠나라.
 아는여자.
 킬러들의 수다.
 간첩 리철진.
 기막힌 사내들.
       이한위
 퀴즈왕.
 굿모닝 프레지던트.
 아들.
 거룩한계보.
 박수칠때 떠나라.


장진 감독의 지금까지의 영화가 그랬듯,
이 영화는 장진 감독 특유의 새로운 발상과 유머감각이 적절히 배합되었습니다. 
그리고 살짝살짝 엿보이는 적절한 사회 풍자도 나름 괜찮구요.

(첫장면, 이명박 대통령은 이라는 질문의 시작에 경찰이 "그러지 말아요. 그렇게 당하고도 그래요 ?"라는 말과
철가방들 예상문제 풀이 장면. 모든 주권은 OO에게서 나온다! 라는 말에 누군가 MB 라고 쓰는 장면. 보셨나요?)




이 영화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존재합니다.
해결사,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도박에 빠진 남편과 그 가족, 철가방 폭주족,
가세가 기운 아버지와 아들 등의 여러 군상의 인물들이 보여지는데요,

그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교통사고를 매개로 하여 한데 모입니다.
이어 벌어지는 난장.

이곳에서 장진의 유머는 발휘됩니다.
한정된 공간, 좁은 공간의 스무명에 가까운 인물들 사이에서 순간순간 발휘되는 유머.

퀴즈왕에 대한 글들을 읽어보면,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산만하다든가,
결말이 좀 생뚱 맞다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이 영화.
장진의 유머는 아직 살아있다는 놀라운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영화입니다.




물론 장진의 유머코드를 "장진스러움"으로 이야기하며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것도 결국은 취향의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왠지 곧 장진의 유머가 크게 히트를 칠 날이 오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비록 이 영화 퀴즈왕이 아직 52만 정도의 흥행에 머물고 있지만,
다음영화, 다다음  장진의 영화가 더욱 더 기대가 됩니다.

그의 유머는 수많은 배우들과 함께 더욱 풍성해져 갈테니까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