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트 / 닉슨.

이 영화를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카데미 시상식에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편집상 등
5개부분에 노미네이트가 되었지만, 주변에 이 영화를 본 사람은 거의 없는 듯 하다.

아니, 이런 영화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사실 인터넷에 프로스트 / 닉슨 이 영화를 검색을 해봐도 딱히 신통하게 검색되는 것은 별로 없다.
그저 개봉이 연기되었다는 식의 기사와 드디어 개봉이 된다는 내용들뿐.

프로스트 vs 닉슨은 개봉 첫주에 1만 752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고 하니
개그 프로에서 매번 웃음 소재로 삼는 이경규의 복수혈전의 1/20 정도 밖에 못한 셈이다.






하지만 비록 국내 개봉 성적은 참담한 수준이긴 하지만,
이 영화, 결코 만만히 볼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가 미국보다는 현재 한국에게 던져주는 시사점이 훨씬 많아 보인다.

이 영화는 제목처럼 프로스트와 닉슨의 이야기이다.



닉슨.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워터게이트 사건. 이건 들어 보았음직하다.

그렇다. 바로 닉슨은 미국의 제 37대 대통령으로 재직하던 중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을 사임한 바로 그 닉슨이다.

그리고 프로스트는 닉슨 대통령의 사임 이후 최초로 인터뷰를 성사시키며
진실을 놓고 닉슨 대통령과 인터뷰에서 설전을 벌인 인물이다.



그러나 사실 그 전까지 프로스트는 성공한 언론인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저 가수들과 연예인들을 인터뷰하는 등의 제철이 지나간 MC 였다.

하지만 프로스트는 닉슨 대통령의 사임 장면의 높은 시청율을 올리자
닉슨과의 인터뷰를 성사시켜 미국의 중앙 방송계로 복귀하고 싶은 마음에 닉슨에게 인터뷰를 제의한다.

또한 닉슨은 정치인과의 인터뷰 경험이 없는 프로스트를 선택하며,
그를 제압하고 정치계로 복귀하기 위하여 인터뷰를 승락한다.

역시, 닉슨은 프로스트에게 그다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4일간의 인터뷰 중 첫날, 프로스트가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던진 강한 질문에도 불구하고
닉슨은 정치인 특유의 카리스마와 말재주로 프로스트를 제압한다.






프로스트가 진실을 밝히고야 만다는 사명감에 넘치는 언론인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닉슨에게 지지 않기 위해, 이기기 위해 마지막 인터뷰를 준비한다.

또한 닉슨은 지널리스트도 아닌 그저 사회자일 뿐인 프로스트와의 인터뷰를
그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고 중앙 정치무대로 복귀하기 위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는 능수능란하게 프로스트를 요리하며 중앙무대로의 복귀를 꿈꾸게 되는데..

이 영화는 우리나라 언론인들이 꼭 봤으면 하는 영화이다.
권력에 대항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진실을 밝혀낸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며 배울 수 있으며,
숨은 권력에 묻혀서 진실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것을 밝혀내기 위해
모든 자료를 찾아내서 진실에 접근해가고야 마는 힘.







사실 우리 언론은 최근 이런 진실에의 욕망이 많이 부족해진 듯 하다.
그것이 권력의 탄압이든, 스스로의 나태이든, 타협이든 간에
이런식의 언론은 언론도 아니다.

자신을, 그리고 사회를 깨치고 나가겠다는 욕망이 있을 때
힘에 정면으로 부딪혀 이겨내야겠다는 정신이 살아 숨쉴 때만이
언론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언론정신을 보여준 프로스트 / 닉슨!
대한 민국 기자들에게, PD들에게 진심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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