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함미가 인양된지 3일째로 접어들었으나,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밝혀진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보수단체들은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인한 침몰"로 천안함 침몰 원인을 규명하고, 이에 따른 군사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한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16일 원음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인은 거의 판명됐다고 본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이 한것으로 강한 추정을 할 수 있다"고 주장을 하였다. 또한 "지난 정권 10년동안 북한에 4조원을 퍼부었는데, 그것이 어뢰로 돌아와 우리 장병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 아니냐" 며 "북한 개입설을 섣불리 차단하고 음모론을 제기한 것과 대북 퍼주기가 결국 어뢰로 돌아온 점에 대해 민주당과 정세균 대표는 사과해야한다"고 주장하며 북한 공격설을 주장함과 동시에 천안함 침몰을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책임으로 규명하였다. 그리고 민주당의 신중론에 대해서도 비판을 하였다.




또한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서 "북한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심증과 방증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 영해에서 통상 작전 중에 기습을 받은게 사실이라면, 재발 방지와 국민, 국토를 수호한다는 차원에서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하며 "도발을 했을때 어떠한 값을 치러야 하는가, 대한민국 군사력과 국방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부담을 안아야 하는가를 제대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군사적 타격 뿐 아니라 여러가지 방법이 많을 것" 이라며 군사적 타격을 직접적으로 주장을 하였다.

그리고 이에 앞서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는 15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천안함 도발의 범인을 북한으로 지목하며 북한 잠수한 기지 폭격을 요구하였다.

아직 어떠한 원인도 밝혀진 것이 없다. 이제 막 함미를 인양하여 원인을 밝혀내려고 하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이라고 임의적으로 규정짓고 북한에 대한 공격을 주장하는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인가?

북한에 군사적 타격을 해야한다는 주장은 지금 북한과 전쟁을 벌이자는 의견과 다를바가 없다.

만약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하여 천안함이 침몰하였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만약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한 것이라면, 북한은 노림수를 가지고 천안함을 공격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외교적 분쟁과 고난의 행군 당시보다 더한 경제난을 야기할 수 있는 대북 재제가 예상이 됨에도 불구하고 천안함을 공격하였다면, 북한은 단호한 결의를 하였을 수가 있다. 만일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북한에게 군사적 타격을 가한다면, 북한은 그것을 빌미로 군사적 행동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면?
그러면 문제는 더욱 커진다. 우리가 북한에 가하는 군사적 타격은 북한은 가뜩이나 "북한 천안함 공격설"심기가 불편한 상황에서 선전포고로 인식을 할 것이고, 전면적인 군사 행동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북한이 공격을 한것이라고 하더라도, 북한에 군사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외교적, 국제적인 관계속에서 북한이 더 큰 압박을 주는 것이 맞다. 또한 북한이 한 것이 아니라면, 그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이와 같은 암울한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 방안을 세우는 것이 옳다. 북한의 공격여부와는 상관없이 일단 어떤 이유로 천안함이 침몰하였는지 원인을 밝히고, 사고로 살아돌아오지 못한 우리의 청년들을 애도하는 것이 먼저다.

지금 한나라당은, 그리고 보수세력은, 또한 보수 언론지는 북한과의 전쟁을 바라는가?

지금 한나라당을 포함한 보수세력들이 주장하는 데로 한다면, 결론은 북한과의 전쟁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북한에 군사적인 타격을 가하려면, 북한이 이번 천안함 사건의 주범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나경원 의원이 이야기한 것 처럼 "강한 추정" 이나 "깊은 심증과 방증" 따위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런 군사적 대응 역시 우리의 젊은이들을 죽음의 위기로 몰아넣는 야만적 행위이다) 단순 북한이 한거 같은데... 라는 상황적 증거만 가지고 행동에 옮긴다면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전쟁광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혹시라도 국내 정치상황에서의 모든 문제를 천안함 사건으로 덮고, 북풍으로 그대들의 우위를 점하거나 전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그대들에게 정치를 그만둘 것을 요청한다. 과거 우리나라는 전쟁으로 인하여 그 상처를 치료하는데 수십년이 시간이 걸렸으며, 아직까지도 전쟁의 상처를 다 치유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 우리 국민들을, 단순 그대들의 안위만을 위하여 전쟁상황으로 몰아간다면, 그대들은 우리 나라를, 국민들을 지키겠다고 떠들 권리를 포기한 것과 같다.

적을 이롭게 하는 것만이 이적행위는 아니다. 국가를 혼란에 빠트리고 국가의 힘을 흐트려트리는 것도 역시 이적 행위이다.

한나라당은 지금 누가 이적행위를 하고 있는 것인지를 직시해야할 것이다. 또한, 신북풍을 조장하여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는 얇팍한 행동을 즉각 중지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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