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 축구 참... 좋아한다. 야구가 국기에 가까이 도달해 있기는 하지만, 아직 단일 경기 응원의 최대 인파의 기록!!은 축구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국가대표 경기가 있는 날이면, 다들 붉은 색 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우리 나라의 축구 열기는 정말 뜨겁다.

이런 우리나라 축구 열기에 감탄한 외국인들이 한국의 프로축구의 수준은 어느정도이며 응원열기는 얼마나 뜨거울까를 궁금해하며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을 찾았다가 정말 놀랐다고 한다. 관중석이 텅텅 비어있어서. 물론, 축구 경기장이 워낙 크고 넓기 때문에 프로 농구 관중 보다 훨씬 많은 수가 프로 축구를 찾는 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텅텅 비어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우리는 K 리그 경기는 잘 보지 않는다. 텔레비젼에서 중계도 잘 해주지 않을 뿐 아니라 중계를 해준다고 하더라도 정규방송 관계로 짤리기 일쑤다. 우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프랑스, 영국, 스페인 리그의 축구 경기를 텔레비젼에서 보기가 더욱 쉽다니, 먼가 이상하다.

그런데 이런 푸대접은 우리나라 프로 축구팀이 아시아를 대표 (한국을 대표 하는 것도 아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데도 이렇다!)하여 경기를 하고 있는데도, 중계조차 해주지 않는다. 생중계, 공중파 방송을 해주면 좋겠지만, 녹화 중계라도 해주면 참 감사하겠는데, 그마저도 없다. 이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중국, 일본, 미국 등도 이 대회를 중계해주고 있는데 말이다.


(피파 클럽월드컵 메인 페이지에 우리 나라 포항 구단에 대한 기사가 두개나 올라와있다!)

혹시 축구에 관심이 없으신 분이라면, "머... 저런 대회 그냥 고만고만한 팀들이 나오는거 아냐??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다는거 보니... 돈많은 아랍에서 걍 몇나라 구단 초청해서 열리는 경기인가 보네... 우리나라에서 가끔 하는 그런거..."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이 경기는 그저그런 초청 경기가 아니다. 일단 우리나라 포항 구단이 나가게 된 이유부터 살펴보자.

우리나라에서는 아시안 챔피언스 리그 참가 자격이 K 리그 1~3위와 FA 컵 우승팀 1팀, 이렇게 총 4개팀이 참가를 할 수 있는데, 포항의 경우에는 2008년 FA 컵 우승팀의 자격으로 2009 아시안 챔피언스 리그에 참가하게 되었다. 2009 아시안 챔피언스 리그 에는 일본, 중국, 이란, 한국, 사우디 각 4개팀, 아랍에미리트 3개팀, 오스트레일리아,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각 2개팀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32개 축구팀이 참여하여 우승자를 가리게 되었는데, 32개 축구팀 중 포항 구단이 우승을 한 것이다. 그래서 FIFA 클럽 월드컵에 포항 구단이 참가를 하게 되었다.

각 대륙에서 이와 같은 방식으로 그 대륙을 대표하는 축구팀이 올라와서 전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팀을 뽑는 대회가 바로 이번 클럽 월드컵이다. (아직도 고만고만한 팀이 나오는거 아냐?? 라고 하실거 같아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푸욜, 사비, 이브라히모비치, 메시, 앙리, 아비달 가 뛰고 있는 FC 바르셀로나도 이번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나라 FIFA 경기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방송사에서 이번 경기를 중계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이유는? 비싸서. 물론, 방송국의 입장에서 수익구조를 따지고 시청율을 따져서 중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포항 구단의 경기가 벌어진 시간대 그 방송사에서는 시사토론, 게임쇼 즐거운 세상 등이 방송되었다. 그닥... 시청율이 높은 프로그램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2년 월드컵 단독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2002년 월드컵이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열린지 딱 20년 만이다. 하지만, 매번 월드컵 이후면 나오는 말들, 국내 인프라 육성이 시급하고, 방송 중계로 인한 축구 붐 조성을 해야하고... 이런 말들이 아직까지 고쳐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K 리그 경기 중계보다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외국 경기를 더 쉽게 접하는 상황에서, 국내 방송사들이 축구에 대한 관심이 전무한 상황에서 월드컵 유치? 꿈만같은 이야기이다.

이번에 말이 많았던 광화문 스키점프. 그 대회는 광화문 광장에서 하는 것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나름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고자 하는 시점에서 국내 동계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외국에 알리고 국내에서의 붐도 일으키고, 100여개 국가에서 중계가 되기 때문에 우리 나라의 동계 올림픽 유치에 대한 의지를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정당성.

하지만 이번 클럽 월드컵에 대한 방송사의 무시에서, 이런 척박한 축구 관심 속에서 월드컵 개최에 대한 욕심을 부린다는 것은 정말...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어나기를 바라는 것과 같은 기적을 바라는 것일 뿐이다. 아니, 요행을 바라는 것 그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아... 언제나 텔레비젼에서 우리나라의 프로 구단의 경기를 편하게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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