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방영된 PD수첩 법의 날 특집 "검사와 스폰서" 편으로 나라가 떠들석하다.

경남 지역의 건설회사 대표가 25년간 검사들을 상대로 뇌물과 향응 제공, 성접대를 한 사실을 폭로하였으며, 이 향응을 제공 받은 검사 명단에 부산지검장과 대검 감찰부장이 포함 되어 있다는 것이다.

방송보도에는 통화 녹취록과 수표 번호까지 공개되었으나 부산지검은 이 보도에 대하여 "가명으로 처리된 신뢰성 없는 일방적 주장"라는 공식 견해를 내놓으며 "사기혐의로 기소된 사람의 말을 믿냐"는 반응을 보였다.

무죄 판결이 난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수수 혐의와는 다른 반응이다.

그때는 다른 증거가 하나도 없이 오직 곽영욱 전 사장이 "5만달러를 줬다"라는 증언 하나로 기소를 하였다. 다른 증거는 하나도 없는 상태로 말이다.

같은 상황에서 자기가 유리한데로 해석을 한 것이다. 정말 편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이 유리할때는 돈 준 사람 말을 믿어야 한다! 고 하더니
자신이 불리한, 자신이 관련된 사건에는 둔을 줬다는 사람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하니,
아마 이 세상에서 가장 어이없는 논리일 듯 하다.

우리는 과거에 이와 같은 논리를 펼치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다. 이런 모습은 흔히 보수 언론에서 많이 보여진다.

자신에게 유리할 때와 자신에게 불리할 때.
똑같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석을 달리 내리는 모습.
이런 모습으로 인하여 일부 언론들이 신뢰를 잃고 청산되어야 할 대상으로까지 불리워졌다.

과거 어떤 모습들이 있었는지 한번 살펴보자. 




우선 인사청문회.

이러한 이중적인 모습은 인사청문회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인사청문회에서는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세금 탈루 등의 문제가 드러나게 되는데,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어떤 이중적인 모습이 보여지고 있을까?

2006.2.9 조선일보

"편법 증여와 위장전입 의혹부터 소득세 탈루, 경력 허위 기재, 국민 연금 미납, 상습적인 교통법규 위반까지 최고위 공직을 맡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일부 내정자들의 치부가 드러났다" "200년의 인사청문회 전통을 갖고 있는 미국에선 내정자들이 사소한 불법이나 도덕성에 상처받는 사안이 불거지면 자진해서 사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09.9.22 조선일보

"털면 먼지 나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법과 현실의 경계가 애매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 언젠가는 구미 선진국처럼 사소한 위법행위로도 공직의 꿈을 접어야 하는 시대가 반드시 와야 하고, 올 수밖에 없다. 지금의 진통은 그런 시대로 가는 과도기여야 한다"  

2009. 9. 14. 동아일보

"도덕성에 매몰돼 국정 수행 능력이나 자질 같은 더 중요한 요소들을 간과학로 있지는 않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에 대해서는 공직에 공헌할 기회를 박탈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도 냉철하게 살펴봐야 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책을 펴는 정권의 인사청문회에는 한없이 관대하면서,
자신에게 불리한 정책을 펴는 정권의 인사청문회에는 작은 티끌이라도 발견될 시에는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모습을 보이곤 하였다.




국가 신용등급 조정


그리고 얼마전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1으로 상향조정하였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 언론도 역시 떠들석하였다. 그러나 과거 우리나라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나왔을 때는 어떠했을까?

2008.12.2 조선일보

" "IMF의 행동대장"으로 불리는 무디스가 우리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며 편파적이다 못해 이런 횡포가 없다"

2008.12.10 동아일보 [기자의 눈] "S&P-무디스-피치, 너희나 잘하세요"

"해외 평가에 유난히 민감한 한국도 이제는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의 평가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모습을 자제해야 한다"

2008.10.9 중앙일보

"시장이 불안해할 때 던지는 이들의 부정적 평가는 휘발성이 폭발적이다. 이런 신용평가사의 행태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예고를 못 하고, 사후 평가만 한다는 것. 국내 경제주체들이 신용평가사의 진단에 지나치게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 등급이 상향조정되었을 때는 2년 전 신용평가사를 깍아내리고 폄하하며 이들의 평가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부정적인 기사를 써내려갔던 것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2010.4.15 조선일보 - 외환위기 이전 수준 회복

"A1은 총 21단계 등급 가운데 5번째로 높은 등급"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1997년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무디스의 발표 이후 코스피지수가 계속 상승세를 타면서 전날보다 24.74포인트 오른 1735.33으로 마감"

같은날. 동아일보 - 환란이전 수준 회복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가운데 한국에 외환위기 이전 등급을 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 이라며 신용평가사 무디스를 치켜세웠다.

같은날. 중앙일보

"1997년 이후 최고 등급" "천안함 침몰 사건이나 남북 긴장 고조보다 빠른 경제 회복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낸 것."


모두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1면기사로 내면서 과거 등급이 내려갔을때 신용평가사의 진단에 휘둘리지 않아야한다는 말과는 다른 반응을 내보였다.





KBS 사장 임명

그리고 작년 KBS 김인규 사장이 취임하였다.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를 한번 살펴보자.

2009.11.25. 동아일보

"김 사장의 이명박 캠프 경력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소지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번 사장 선임 절차는 적법했다"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포함된 KBS 이사회가 합의를 통해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이 추천한 5명의 후보를 놓고 이사회가 표결을 벌인 과정은 하자가 없었다"

2009.11.20 동아일보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방송팀장으로 활동해 대통령의 신뢰가 크다. 청와대의 신뢰를 바탕으로 KBS 개혁과 정체성 확립에 박차를 가할 것"


그러나 과거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언론고문을 지낸 서동구 씨가 KBS 사장으로 임명될 때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당선된 대통령의 대선캠프 경력이 있다는 사실은 서동구씨와 김인규 사장 모두 동일하며 두 사람 모두 KBS 사장으로 임명되었다.


2003년 당시 조선일보

"후보 시절 언론 분야를 조언했던 인사를 KBS 사장에 임명한다면 KBS는 대통령의 언론관을 홍보하는 시범관이 될것" "현 정권이 방송을 전리품 쯤으로 여기거나, 아니면 방송을 국정의 도구화하려는 의도라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없지 않다"

당시 동아일보

"공영방송의 생명은 정치적 중립이다. 집권 측이 또 다시 공영 방송을 권력의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된다. KBS 는 정치나 권력의 입김을 차단할 수 있는 독립성을 되찾아야 한다"



모두 한입으로 두말을 하여 자신의 신뢰성을 잃어버린 경우이다.
자신의 이익을 쫓아 행동을 결정짓는 이런 단세포적인 행동은
단기적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증대시켜서 이로와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신뢰성을 기본부터 흐트려트려 스스로를 망하게 하는 행동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검찰과 보수 언론. 스스로의 이익만을 쫓아 자신의 기본이 흐트러지는 것도 모르고 헤매일 것인가?
아니면 지금부터라도 그 기본부터 튼튼히 세워 올릴 것인가? 
스스로 수술대에 자신을 눕이고 환부를 도려내는 아픔을 이겨내어
스스로의 자정 노력을 보여야만 할 것이다.

지금처럼 자신의 더러움을 외면하려고만 한다면,  전 국민의 거센 반발만을 가져올 것이다.

<오마이뉴스, 시사서울, 노컷뉴스, PD저널 보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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