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지금까지 노동이라고 하면, 과거에는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가 주력이었다. 물론 그 이후에 그 중간 성격의 그레이 칼라가 나오긴 했지만, 사실 지금도 현장 노동자인 블루 칼라와 샐러리맨, 사무직 노동자를 의미하는 화이트 칼라가 주력이긴 하다. 그러나 자연환경에서 직접 채취하거나 생산하는 1차 산업과, 1차 생산에서 생산된 재화를 재료로 하여 가공된 재화를 판매하는 2차산업의 시대를 지나서 상품 판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점점 커짐에 따라 서비스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식으로 직업상 원래 감정을 숨긴채 얼굴 표정과 모밋을 해야하는 상황을 감정 노동이라 표현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감정 노동자라고 칭한다.

직업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항상 밝은 표정으로 미소를 짓는 직원들은 노동 강도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감정과 괴리되는 행동을 업무적으로 해야할 때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특히, 고객들의 욕설, 폭언, 반말을 들으면서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끝까지 미소를 지어야만 할때의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물론 다른 노동자도 마찬가지겠지만, 감정노동자는 눈물이 나도 웃고 있어야만 하는 직업인 것이다. 일반 직장인들은 상사로 인해 화가나거나 속상하더라도 다른 동료들과 이야기하며 풀 수 있지만, 감정 노동자들은 항상 고객을 만날 수 밖에 없다 보니, 화가나고 속상하더라도 그저 웃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요새 사회가 각박하다보니 일반인들도 스트레스를 참 많이 받는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화를 적절하게 배출하는 법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런지 누군가 자신보다 약하거나, 자신에게 화를 낼 수 없는 대상을 발견하면 자신의 억눌렸던 화를 한꺼번에 퍼붓곤 한다. 그 주된 대상이 콜센터 상담사들이다.

고객 서비스 제공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깊어지다 보니, 고객이 혹시라도 무리한 요구를 하더라도 그 요구를 강하게 자르기가 힘들고 공손하게 응대를 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고객들이 기업들을 평가하는 주요 내용 중 하나로 서비스 만족도를 활용하다 보니, 고객 민원에 대한 벌점 등의 제제는 강화되는 반면 이러한 감정노동자 즉 상담사들에 대한 업무환경에 대한 배려는 부족한 형편이다.

간단히 말해서 콜센터 상담사들에게 지나친 욕설(심한경우 문장 하나하나에 욕이 안들어 간 경우가 없다), 폭언(인격 모욕부터 성적 모독가지), 협박(내가 조폭인데 너같은거 하나는... 이런 식의) 그리고 가지가지 부당한 요구들(고객이 해달라면 다 해줘야지 왜 안해주냐!!)들로 인해서 우울증, 대인기피증, 공황장애 등에 시달리기도 한다. 어느 직원은 집에서 자다가도 낮에 통화한 고객의 욕설이 들리기도 하고, 집에 있다가도 고객의 욕설이 환청시달리다못해 그만두기도 하였다.

자기 자신만 생각하려는 태도. 나만 편하면 되!(이거... 복불복...??) 라는 생각들. 이런 생각들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가 감정노동자들에게 좀 더 편안한 근무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현장에서 생겨지는 민원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시리즈로 올릴 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