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 경찰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나쁜 일을 하고 살지도 않았기에
경찰을 무서워할 일도 없었다.

그런데 주말에 지하철을 타고 교보문고를 다녀오던 중
정말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종로3가였나...

5호선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길을 가던 중
시계를 가져오지 않아서 핸드폰으로 시계를 보고
주머니에 넣지 않고 손에 들고 있었다.

그 채로 에스컬레이터를 탔는데...
제대로 기억은 나진 않지만

내 앞에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분이 있었나보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왠 아저씨가 지갑을 열어보이며
"경찰입니다. 신분증 과 핸드폰을 좀 보여주시죠" 라는 것이다.

어?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찰증이 있으니
경찰이려니... 하고 신분증을 보여주니
자신의 핸드폰으로 내 주민등록번호를 조회한다

머하고 계시나... 봤더니
수배자 명단 조회... 허걱!!

응...?? 근데 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수배자 조회까지 하고 계시나 싶어서
물어봤다.





근데 제가 지금 뭘로 몰려서 신분증이랑 핸드폰을 보자고 하신거에요??

그랬더니 에스컬레이터에서 앞에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가 있었던거 아냐고 한다.
그러면서 그러시진 않으신거 같긴 하지만
그 에스컬레이터가 워낙 몰카를 많이 찍는 곳이라서
혹시나 싶어서 보는 것이라고 한다.

아니... 그러면 핸드폰 먼저 확인하면 되지... ㅡㅜ
어쨌든 핸드폰으로 최근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니
죄송하다며 갈길 가시란다... ㅡㅡ;;;

머 다행히도 누명은 바로 벗겨지긴 했지만,
앞으로 에스컬레이터 탈때는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부터 보고
조심조심 해야겠다.

출근길 지하철 탈때 치한! 변태! 로 몰리는 게 싫어서
손도 가지런히 가슴쪽으로 모으고 타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왠지 찝찝하긴 했지만,
우범지역이라 그랬다는 경찰 아저씨의 이야기에
경찰관이 그곳에 상주하고 있을 정도로 그런일이 많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대체 그걸 봐서 머하려고 그러지..ㅡㅡ;;

가끔 올라오는 밤늦게 길다가가 여성분들께 치한으로 오해받았다는 글을 보고
그런 일도 있구나... 했었는데
이런 일을 직접 당하니... 어찌나 당황스러운지...

경찰 아저씨들은 고생스러우시겠지만 힘내시구요
몰카 찍은 이상한 분들은... 정말 이제 정신들좀 차리세요~!!
괜히 멀쩡한 사람을 오해받고 억울하지 않게...ㅠㅠ
그리고 기분좋게 지나시는 여성분들 열받지 않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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