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남자 이후 월화 드라마의 최강자로 자리잡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내조의 여왕이 2009년 5월 19일 2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을 하였다. 최근 인기작 들이 불륜과 막장 이라는 코드로 욕을 먹으면서도 시청율을 유지했던 것 과는 달리, 내조의 여왕은 최근 드라마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시청자들의 인기를 모았다.

꽃보다 남자가 언니들의 판타지 였다고 한다면 내조의 여왕은 남녀 모두의 판타지였다.



우선, 남자의 판타지.
오랜기간 백수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자신의 성공을 위하여 애를 쓰고, 오랜 기간이 걸렸지만, 취직을 하고 나서는 그 회사에서 인정을 받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현재와 같은 불황으로 인한 경제 침제로 노동인구는 감소하고 정리해고에 취직은 어려운 시기에 비록 지금 현재는 백수지만, 자신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주는 아내가 있으며, 또한 자신이 취직만 한다면 자기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해서 그 조직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생각은 아마 모든 직장인, 또는 입사준비자 들의 희망사항이지 않을까? 그래. 나는 지금 기회를 못잡아서 나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뿐이야. 사실 알고보면 나는 숨겨진 무림의 고수일꺼야! 와 같이 남자들을 자극한다.

그럼 이제 여자의 판타지.
비록 내 남자가 지금은 능력이 없다고 하지만, 내가 노력하면 남자를 잘 키워줄 수 있다! 이 세상은 남자가 지배하지만, 그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결국 여자라며 내가 비록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 같아도 결국 내가 성공을 만들어 낸다 라는 꿈? 이것이 가장 보편적인 가정주부의 희망일 것이다. 물론 결혼생활 이후 자신을 찾아 자아성취를 하며 자기의 꿈을 만들고 이룩해 나가고자 하는 여성들도 있겠지만, 그 어려움을 알기에 모두 그런 도전을 하기는 힘들것이다. 그럼으로 인해서 내가 사회생활을 하며 성공을 해나가지는 못하지만 내 남자를 성공시킴으로서 내 꿈을 대신 이루겠다는 생각을 자극 하였다. 즉 일반 여성들의 평강공주 컴플렉스를 통해 판타지를 형성하고 동질감을 이뤄가는 것이다.
또한 백마탄 왕자 를 바라는 여심도 자극하였다. 백수인줄 알았던 사람이 지내다보니 돈많은 백수였고, 알고보니 남편의 회사 사장이었다는 것은 다소 뻔하기는 하지만 보편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드라마를 보면 여성들의 순위는 남자들의 직위로 결정이 된다. 이런 모습은 일반 직장에서 흔한지는 모르겠지만, 군대에서는 흔하다. 군대에서 보면 대대장의 부인은 대대장이고, 중대장 부인은 중대장이며, 사단장 부인은 사단장이다. 서열이 확실한 군대이다보니 아내들의 순위도 남편들의 직책에 의해 결정이 되는 것이다. 이 드라마를 보며 군대 생각이 많이 났다. 물론... 일반 회사의 모습으로 나오긴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인기에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크게 작용하였다. 8년만에 연기에 돌아온 김남주는 천지애 그 자체가 되어 버렸고, 온달수 역의 오지호는 백수에서 직장인으로 거듭나며 극의 중심을 지켰고, 천지애에 못지않은 여자들의 지지를 얻은 양봉순 역의 이혜영,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코믹연기를 펼친 한부장 최철호 , 허태준 사장이라는 이름보다 태봉이로 더 유명했던 윤상현, 그리고 오지호를 마음에 품으며 갈등을 빚어내는 은소현 역의 선우선. 그리고 김이사 김창완과 그의 부인 오여사 나영희 까지... 각자의 캐릭터를 잘 살리면서 하나의 화합도 이루어 드라마의 재미를 더해주었다.

지금 유행하는 불륜, 이혼, 막장 드라마와는 달리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내조의 여왕. 비록 그 드라마는 끝났지만, 시즌 2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과, 내조의 여왕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드라마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일본 드라마를 보면 빠른 전개와 생명력 넘치는 캐릭터, 다양한 주제로 그 재미를 더하고 있다. 우리도 다양한 소재의 깨끗한 전개의 드라마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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