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동계 올림픽이 끝나고 귀국하는 김연아 선수에게 유인촌 장관이 꽃다발을 걸어주는 장면을 편집해 인터넷에 올린 누리꾼이 문화체육관공부 측에 의하여 고소를 당했다.

해당 동영상은 KBS 촬영분을 편집한 것으로 유인촌 장관이 김연아 선수에게 꽃다발을 걸어주고 어깨를 다독거리는 장면을 캡쳐해 이미지 파일로 만든 것이다.

문화관광체육부는 유인촌 장관은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하고 있으나, 마치 성추행을 하려는 듯한 모습으로 악의적으로 편집해서 올린 것이기 때문에 명예훼손 혐의가 있다 고 주장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KBS 촬영본과 편집본을 둘다 찾아봤다.

성추행...은 모르겠고 일단 동영상 '회피연아' 이름처럼 김연아 선수가 유인촌 장관이 김연아 선수의 양팔일 꽉 잡아 격려하는 장면에서 잠시 움찔하며 회피하려는 듯한 모습은 보인다.

그런데 이게 성추행이라는 생각은 어떻게 든 것일까?

[YTN 보도] " (문화부 관계자) 글을 쓴 내용들이 어떤 형대로든 저희들이 봤을 때는 동영상도 편집했고, 글 쓰는 내용도 비방이나 나름대로 욕설 비슷한 문구가 있다는 것이죠."

[오마이뉴스 3월3일자 보도]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유 장관이 김연아에게 포옹을 시도했고, 이를 김연아가 피했다는 식으로 풀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일부 네티즌이 이 영상과 함께 '유인촌의 굴욕', '성추행' 등 설명을 함께 달아 유 장관이 김 선수를 껴안으려고 하다가 거부당했다는 식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유 장관이 김연아를 격려하고서 그 뒤에 나오는 일행에게 손을 흔드는 장면에 대해서는 마치 김 선수가 포옹을 거부하자 유 장관이 때리려 한다는 설명을 붙인 블로그도 있다."




이와같이 기사들을 찾아보니... 그 최초 올려진 동영상이 문제이기 보다는 그 동영상을 퍼간 네티즌들이나 동영상에 리플을 단 사람들에 대한 문제로 보인다.

그렇다면, 고소에 대상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최초 파일 (일명 움짤) 을 올린 사람은 그 장면을 동영상이 아닌 움직이는 이미지 파일로 올리려 했을 뿐인데, 이에 대해서 명예훼손이라고 일을 크게 벌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실제로 그 고소 사유에 해당하는 부분은 최초 올린 당사자가 아닌 그 일에 해석을 붙여 리플을 달거나 스크랩을 해 간 네티즌들이니 말이다.

[연합뉴스] "문화부 관계자는 '동영상 유포가 계속되고 일부는 유머 수준을 넘어서는 악의적인 글들도 달아 지난 주 고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영상 자체에는 의도적으로 유인촌 장관의 명예를 훼손하고자 하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 또한 동영상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으로 고소를 하는 것도 무리인 것으로 보인다. 성추행 등에 대한 언급은 동영상을 처음 올린 사람이 아닌 그 글을 보고 리플을 달거나 스크랩을 해 간 네티즌들이다. 그렇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아가도 한참 잘못 찾아갔다.

김길태 사건으로 성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이목이 쏠린 상태에서 이 동영상이 계속 퍼진다면 유인촌 장관에 대한 인식이 더욱 나빠질 것을 우려해 고소로 이를 막아보러고 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 않다면 [연합뉴스]"그냥 웃어넘기려고 하다가 대응을 미뤘다" 라는 문화부 관계자의 말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만약 그렇다면 오히려 일을 더 크게 벌인것 같다. 이 뉴스로 온국민이 이 영상을 찾아볼 가능성이 꺼졌으니 말이다.)

이번 사건은 권력의 국민을 대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힘없는 국민에게 고소를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만큼 법을 약자에 대한 지배 도구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될 일이다.

끝으로, 편집된 동영상과 방송 동영상을 보며 직접 판단을 해보시기 바란다.


(고소당한 편집된 동영상)




(방송 동영상)
           

p.s. 이번 고소가 정당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일부 네티즌들의 사실 확인 안된 무분별한 감정섞인 리플과 퍼가기는 분명 문제가 될 소지가 많다. 의사 표현이 자유로운 온라인 환경이라고 하더라도, 장난삼아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듯, 글을 올리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보는 여유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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