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각 방송사에서는 시상식이 연달아 열렸습니다.
연예대상은 이경규, 강호동, 유재석이 사이좋게 방송 3사의 대상을 나눠가졌고,
연기대상은 장혁, 고현정, 한효주, 김남주가 차지하였습니다.

그런데 방송 3사의 축하할만한 시상식들 중에서 아쉬운 장면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SBS의 연기대상 빅딜설, MBC의 연기대상 나눠갖기, KBS의 연기대상 내정설 등
각종 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연기대상을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수상소감을 이야기할 때 시간재촉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불안한 장면은 KBS 연기 대상에서 가장 심했는데요.




원래 편성은 2010년 12월 31일 21시 50분에 시작하여
2011년 1월 1일 0시 30분에 굿모닝 프레지던트가 방영되는 일정이었습니다.

예정대로라고 한다면, 1월 1일 0시 20분 경에 연기대상이 끝나고 광고 후
12시 30분이 넘어서 영화가 시작을 하는 것인데요.

하지만, 모든 시상식이 그러듯, 이날 연기대상도 일정대로 진행이 되지 않았는데요.
이날 시상식도 시간이 많이 넘어서 12시 59분에 종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상을 받는 배우들의 수상소감에서 '네, 빨리 하겠습니다' 라는 말이 빠지지 않았는데요.

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여자부분을 수상한 한은정씨.
한은정씨가 상을 받은 시간이 12시 12분인데요, 이때부터 배우들의 수상소감에
'빨리하라고 재촉하고 계셔서 빨리하겠습니다' 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하다못해 배우 김갑수씨는 "생방송이라 소감을 짧게 해달라고 난리를 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한은정 이후 수상한 오지호, 박민영, 윤시윤, 유진, 김갑수, 문근영, 전인화 등 많은 배우들이
"빨리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계속 하여 마음이 불편하였습니다.

PD와 스텝의 재촉때문이었겠지만, 방송을 보는 동안 계속 부담스럽고 불편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정말 촉박하였나보다 생각하며 보고 있으려니 아이러니한 게 있었습니다.

시상식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수상자들의 수상소감은 빨리하라고 재촉하면서
수상자들의 이야기, (보통 자신이 출연할 드라마나 영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리고 드라마 광고는
아무런 제약없이 그냥 다 나왔습니다.



"곧 개봉할 영화에 많은 관심 부탁한다,"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다, 많은 사랑 부탁한다."
"이번에는 어떤 역할을 맡았는데 방영이 언제부터다"

게다가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 3가지에 대해서 무려 5분 동안 광고를 하였는데요,





시상식이 시간이 모자라서 말을 줄이고 방영시간을 짧게 만들어야 한다면, 
정말 줄여야 할 것들은 이런 광고성 멘트와 드라마 광고 자체가 아닐까 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PD들과 방송국 측에서 연기대상 등 시상식을 대하는 자세가 의심스러웠는데요,
그저 시상식을 이용하여 새로 시작하는 자사 드라마를 홍보할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사 드라마 홍보 멘트와 광고는 아무런 제지없이 하면서도
유독 수상자들의 수상소감은 계속 재촉을 하였는데요. 

시상식의 주인공은 그 자리에 참석한 참가자인데요,
연기대상의 주인공은 초대된 배우들과 상을 받는 배우들인 것입니다.
결코 시상자와 앞으로 방영될 드라마가 아닌 것입니다.

연기대상을 보는 시청자들은
어느 배우가 어떤 상을 타게 될까? 그 배우는 어떤 마음으로 저 작품에 임했을까?
상을 받고 나면 저 배우는 어떤 말을 할까? 누가 가장 생각이 날까? 라는 생각으로 시상식을 봅니다.
결코 해당 방송국의 홍보의 장을 보기위해 시상식을 보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는 이런 점들을 방송국에서 감안하여 시상식을 꾸며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상자들이 수상소감을 이야기할 시간을 충분히 계산하고 배려해주어서
그 자리에 참가한 배우, 연예인 등의 참가자들과 수상자들을
진정한 시상식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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