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하여 여기저기 말들이 많은 것 같다. 회사에 같이 다니는 동료의 경우는 "야, 실망이야, 깨끗한 이미지였는데" 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였다. 아직 검찰에서 별다른 이야기가 나온게 없잖아? 라고 하자 "돈 안받았는데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겠어?" 라며 언론의 보도를 사실로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또한 한나라당 지지 인터넷 까페 등에서는 한 전 총리가 검찰의 소환에 불응한 것과 관련하여 "먼가 구린게 있으니 안가지..." "떳떳하면 가서 검찰을 깨주면 될거 아냐??" "1원 이상 받으면 민주당 부셔버리겠다" 는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언론은 예로부터 카더라 통신이 강하였다. 또 순진한 국민들은 그 카더라 통신을 그대로 믿고 신뢰하였다. 그러나 그 카더라 통신이 사실이 아닐때 그로 인하여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은 거의 없었다.

검찰의 소환에 협조하여 출석을 한다면, 각종 언론에서 출두하는 사진을 찍어서 "OO 혐의로 검찰 출두!!" 라며 대서특필을 할 것이고 그로 인하여 그 혐의가 사실이든 아니든 "혐의가 있어서 잡혀가는구나..." 라는 무형의 족쇄가 채워지는 것을 우리는 이미 많이 봐왔다. 방금 위에서 말한데로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명예는 이미 회복하기 힘들고, 언론에서도 정정보도는 거의 하지 않는다. 강제로 해야만 하는 상황에 빠지지 않는다면 말이다.

즉 한명숙 전 총리가 검찰에 출두 하는 장면만으로, 언론에서는 한 전 총리의 혐의를 인정하는 듯한 기사를 써댈것이며 (대한민국 기자들의 자극적인 기사는 정평이 났다.) 그 이후 혐의가 인정이 안되더라도 한 전 총리는 이미 지저분한 뇌물 정치인의 낙인이 찍혀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검찰은 자신들이 수사내용을 공표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에 나오는 이야기는 기자의 추측성 기사라기 보다는 누군가의 말을 옮겨 싣는 수준의 기사이다. "총리 공관에서 5만달러를 건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양복 주머니에 3만달러, 2만달러를 가지고 가서 건냈다." "검찰은 진술이 탄탄했다"고 기사가 나왔다. 기자도 말하고 있다. 검찰이 우리에게 "그 사람의 진술이 탄탄하다"고 했어. 내가 내 맘데로 쓴게 아니야. 저 문장에서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기사 내용이 사건을 조사하는 사람이 아니면 알수 없는 내용들로 이루어지는 것은 기자가 소설을 쓰는 것이 아니라면 검찰에서 내용을 흘린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검찰 내부를 누군가가 도청하고 있다거나 수사 내용을 보고 있다고 판단할 수 밖에.

기자가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유포 등으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고, 검찰 내부가 도청당하고 있다면 관리 소홀로 검찰총장이 사퇴를 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검찰에서 내용을 흘린다면? 내용을 흘린 당사자와 관리 책임자가 피의사실 공표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검찰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흘리는 실정법 위반을 그만두어야 할 것이며 언론 또한 이러한 일을 기정사실화하다못해 더 나아가는 기사로 국민을 현혹시키는 일을 당장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기사가 나간 12월 4일은 내년 6월 2일 지방선거의 180일 전이었다. 선거 180일전은 출마자들이 행동에 제약이 생기는 때이다. 현수막이나 선전탑 등 광고 시설의 설치가 금지되고, 현수막, 벽보 등의 부착이 금지된다. 즉, 선거 180일 전부터 이미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들어선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침 기사가 나간 게 이러한 선거 180일 전. 바로 그러한 날이다. 선거 체제로 접어들자 마자 야권의 유력 후보에 대한 비방기사가 나왔다는 건. 우리나라 보수정권 하에서의 선거 행태를 봤을때 선거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권력의 시녀와 권력의 나팔수의 야햡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시녀와 나팔수의 부적절한 관계를 지금 당장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p.s. 근데 한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나는 총리를 해보지 않았으니... (아마 우리나라에는 총리를 안해본 사람이 더욱더 많겠지만) 총리 공관이면, 경호원도 있을 것이고, CCTV도 있을 것인데... 어떻게 돈을 건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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