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면 되지.

국무회의가 시작하기전 MB가 폭설 교통대책으로 내놓은 말이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앞서 폭설로 인한 교통대란으로 일부 장관들이 도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인촌 장관이 ‘차가 오르막길을 못 올라간다’고 말하자 “지하철을 타면 된다. 평소에 지하철을 타봐야 한다. 평소 안 탄 사람은 어떻게 타는지, 어디서 가는지 잘 모를 수가 있다”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시간, 대통령의 말과는 다르게 지하철을 타도 안되었다. 아침 7시 반에 안양에서 지하철을 탄 사람이 충무로에 도착한게 11시였다. 무려 3시간 반. 1호선을 타고 출근하는 그 사람은 3정거장을 가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그리고 지하철이 지하철역에 머물면서 (그가 출근하는 쪽의 승강장은 실외에 있다) 문을 열어두어 환자가 속출하였다고 한다.

지하철 1, 2, 3, 4호선. 출근시간에는 콩나물 시루가 따로 없을 정도로 빡빡하게 사람들이 들어서 있다. 요새는 예전 "지하철을 타면 약속시간에 늦지 않는다"라는 광고와는 달리, 지하철도 연착을 하고, 늦게가며 교통정체를 보이고 있다. 그런 지하철 속에서, 선행열차와의 거리 조절 관계로 잠시 멈추겠다는 콩나물 시루 지하철 속에서 서민들은 숨쉬기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이런 서민들의 고생. 그걸 알고 있었다면 지하철을 타면 된다는 말. 쉽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잠깐. "평소 지하철을 타봐야 한다. 평소 안탄 사람은 어떻게 타는지 어디서 가는지 잘 모를 수가 있다"는 말은... 지하철을 안타본 장관님도 계시다는 말씀??

갑자기 얘네들이 생각난다.

나... 어제... 지하철이라는 걸 타봤어. 이러는 건 아니겠지?

그리고 지난 12월 26일 살짝 내린 눈(약...2cm??)으로 서울시가 교통대란이 일어난 적이 있다. 그로 인하여 오세훈 시장은 "눈의 양이나 여건을 따지지 말고 모든 특수 상황에 대비하라"고 제설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다.

딱 8일째이다.

시간이 오래되었으면 잊어버렸나보다 싶지만, 이건...

이면도로만 정리가 안되었으면 모르겠다. 을지로, 퇴계로를 비롯하여 서울 주요 도로와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간선도로 등이 모두 주차장이 되어버렸다.

서울시에 제설대책이라는 것은 과연 존재할까? (설마... MB가 "눈이 올 때는 쓸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라고 해서... 눈 오는 동안 제설작업을 안한건... 아니겠지??) 디자인 서울! 이라고 하며 이벤트성 행사는 줄기차게 하더니, 실제 서민들의 생활에 필요한 제설대책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시민에 대한 배신이다.

앞으로는 쓸데없는 스노우보드 점프대 설치나 광화문 광장 매번 뒤집어 엎기와 같은 홍보성 행사나 하지말고 서민들 먹고 사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안그러면... 눈치우자고 삽질한 오세훈 시장이 정말 "삽질" 하는 시장이 될것이다.

눈치우는 삽질이 아니라 헛짓꺼리 하는 삽질 시장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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