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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이렇게 많은 정치권의 관심을 받은 만화가 있었을까요?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이 모두 만화에 대해 한마디씩을 하고 있고
신문기사로도 계속 오르내리고 있는 만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국방부에서 천안함 보고서를 일반 국민도 알기 쉽도록 만화로 만들었다는
"천안함 피격사건의 진실" 입니다.

그러나 이 만화가 지금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그 만화 내용의 편파성과
국방부와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들에게 "억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국론을 분열시키는 사람" 등으로
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만화의 주인공 강호룡은
어느 주간신문사의 기자입니다.

그러나 주인공이 기사를 쓰는 것을 보고
주인공의 여자친구가 한마디를 합니다.

"확실한 증거없이 기사 함부로 쓰지마라.
워낙 험한 세상이라 잘못했다간 한방에
가는 수 있다
."

국방부의 의견과 다른 주장의 기사를 싣는
언론사들, 그리고 그 의견에 동조하는
수많은 블로거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 같다는 느낌도 드는군요.


이 만화는 주인공이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여자친구에게 설명을 하는 형식입니다. 

그 설명을 듣고 여자친구는
"설명을 듣고 보니 정말 좌초, 충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순 억지잖아." 라며 반대의견은 모두 억지주장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천안함의 흡착물질에 대하여
과학적인 문제 제기를 한 재미학자 이승헌 교수와 서재정 교수를 빗대어 "많은 사람들이
접촉폭발과 비접촉폭발을 구분못하고 있고,
미국의 이모, 서모 교수들도 헷갈려하던데,
내 설명을 똑똑히 잘 들어봐
."라며
문제제기를 한 교수들이 기본적인
내용도 모른 상태에서 문제제기를 한 것처럼
몰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하여 자신들의 주장에 대해
더욱더 우월한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설명을 들은 주인공의 여자친구는
 "미국의 이모교수가
알루미늄이 폭발되어도
비결정질의 알루미늄이 될
확률은 없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는데, 그 사람 실험은 제대로 한 것 맞니?
" 라며
실험도 엉터리로 해놓고 연구결과를 발표해버리는 사람으로 몰아가며
그 연구결과를 믿어서는 안될것이란
뉘앙스를 풍기고 있습니다.




이후 주인공에게 설명을 들은 여자친구가
"근데 아직도 북한 소행을 조작이라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이해가 안돼" 라고 이야기를 하자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억지성 주장과 여론몰이식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거야." 라며
그동안 천안함에 대한 의혹제기를 모두
억지성 주장과 여론몰이식 의혹으로 빗대고 있습니다.

과연 그동안 천안함에 쏠린 의혹들이 모두 억지성과 여론몰이식이었을까요?

국방부는 그동안 천안함을 대하며 계속적인 의견 변경을 해왔습니다.
어뢰를 쐈다고 하는 잠수함도 초기엔 상어급에서 5월 20일 합동조사단 발표에선 연어급으로
그리고 9월 13일 최종보고서에서는 "소형 잠수정" 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가장 기본적인 사고발생시간도
"21시 45분 > 30분 > 25분 > 21분 > 15분 > 21분"으로 계속 변경이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사항이 있으나, 천안함에 대한 의혹을 부풀린 것은
"억지 주장이나 여론몰이식 의혹" 이 아닌 국방부와 군 자신입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이를 먼저 반성을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북한이 천안함을 침몰시킨 이유로
"우리나라의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을 하며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을
"북한의 사주를 받은사람" 또는
"북한에 수법에 걸려든 사람" 등으로 
북한의 의도대로 국론을 분열시켰다며
색깔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며 이제는
"안보의 역군인 우리 군을 믿고,
열심히 각자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
"
"안보만큼은 모두가 한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어"
라는 말로 이 만화 속의 진심을 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UN에 서신을 보낸 모 단체는 국가적 망신을 초래한 것이라고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들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군이 신뢰를 잃은 것은
이들 시민단체로 인한 것이 아니고
군 스스로 신뢰를 잃어버릴 만한 행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군이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다면, 누가 머라고 해도
군의 신뢰도는 흔들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만화속 주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이 만화는 "권위에의 호소"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권위에의 호소"로도 모자라 진실을 왜곡하기까지 합니다.

"이 모든것은 민군 합동 조사단과 다국적 연합 정보팀의 분석으로 밝혀진 사실이기 때문에
UN 안보리에서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강력한 의장성명이 채택된거야
." 라는 주인공의 말과는 다르게

UN 안보리의 의장성명에는
천안함 사건의 재발방지에 대한 노력은 포함되어 있지만,
정작 천안함 사건을 발발시킨 주체가 누구인지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이로 인하여 당사자의 재발방지 요구 및 사과 요구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진실과는 다르게
"압도적인 지지의 강력한 의장성명이 채택" 되었다며 자신들의 주장을 왜곡되어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이 만화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지대합니다.

민주당에서는 "국방예산은 이런데 쓰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국방부는 문제가 된 만화 배포를 즉각 중단하고 또한 인터넷도 폐쇄해야한다" "만화제작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국방부 장관은 사과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에서는 "천안함 사건을 쉽게 알리기 위해 만화를 제작했다는데, 그 내용이 가히 시쳇말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수준"이라며 "재미도 없고 더군다나 국민의 상식적 의혹을 해소하지도 못하는 이런 저질만화나 만들 것이 아니라, 국회 차원의 천안함 전면 재조사에 출석할 준비나 서두르기 바란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국민참여당에서는 " 이 만화에서 그 어떤 진실도 찾을 수 없고, 국방부의 편협한 시각과 현 정권의 오만과 독선만이 느껴진다"며 "의혹을 전혀 해소하지 못한 최종 보고서와 또 다른 분란을 일으킨 천안함 만화 모두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낙제점"이라고 일갈하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정치권의 관심을 받은 만화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지 반년이 다되가도록
국민들이 갖는 기본적인 의구심들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와 군에대한 비판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나저나...
이 만화를 보다보니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두장면!!
이 두장면의 대사를 보다가 깨달았습니다.



민주주의가 자기 생각을 소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한방에 가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자기 생각을 소신있게 말할 수는 있으나...
워낙 험한 세상이라 잘못했다가는 한방에 갈수 있는 그런 세상...

이것이 이 만화를 발간한 국방부가 생각하는 민주주의 인가 봅니다.


p.s. 이런... 저도 한방에 훅! 가려나요... ㅡㅜ ... 안되요... 가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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