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을 키우고 감추지 말고 숨김없이 모두 털어놔야 해



772 초계함 천안함이 원인 미상의 파공으로 침몰한 것이 26일 저녁 9시 반.
글을 쓰는 시간이 30일 새벽 1시 반이니 정확히 76시간이 지났다.

그러나 침몰한 천안함을 꺼내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침몰 원인을 제외하고도
이와 관련된 많은 의혹들이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하여 실종자 가족들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해군 뿐 아니라, 정부 여당의 발표에 대해서도
제대로 믿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

MB가 초기대응 잘했다고 격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인 유승민 의원조차 "대부분의 실종자가 함미 부분에 있다는 것을
사고 직후부터 알았는데 함미는 불과 사고 지점에서 18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그것마저 민간 어선이 발견해 보고하는 마당에 '해군의 초기 대응이 잘됐다' 고 말하는 청와대의 말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할 정도이니,

말 다 했다.

해군에서 함미 부분을 찾으려고 노력은 한 것일까?
사고 지점에서 불과 180m 떨어진 곳에 있던 함미를 찾지 못해 헤매다가 어부가 찾아낸 다는 것은
해군의 굴욕이라 할만하다.

초기 대응에 공백이 생겼던 부분에 대해서도 명확히 해명을 해야 할 것이다.




2.

침몰한 천안함의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27일 실종자 가족들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뒤쪽 부분은 1초만에 가라앉아 보이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 후 그것이 말이되냐며 실종자 가족이 따지자 "그만큼 순식간에 배 뒤쪽이 사라졌다는 뜻"이라 해명을 했다.
 
해군에서는 갑판 하부가 수밀격벽으로 되어 있어
격실문만 잘 닫으면 배 안 격실 내에 공기가 차 있어
배의 침몰 속도를 늦추고 격실 내 인원의 생존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그리고 그 격실문이 보통은 자동으로 닫힌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렇게 빠른 속도로 배가 가라앉았다는 것은
격실문이 닫히지 않아 공기를 머금지 못한 상태에서 가라앉았다는 의미가 아닌지.


3.

이번 천안함의 침몰이 한미 합동훈련 중 오폭사고 때문이라는 의혹시 제기되었다.
해군당국에서는 천안함 침몰 사건이
한미 합동 독수리 훈련기간에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밝히지 않았다.
강력한 폭발음이 난 후 선체가 두동강 났다고 밝힌 최원일 중령의 증언과
함포 사격 소리가 있었다는 백령도 주민들의 증언들이 나오자
합동 훈련 중 오폭이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후 군의 해명이 오락가락하자 의혹만 부풀고 있다.


4.

사고가 난 곳은 백령도에서 1.6km 떨어진 곳으로
초계함은 통상적으로 해안 5마일 이내 (약 8km)에 들어오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특히 야간에는 암초와의 충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육지 가까이 항해를 하는 일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합동참모본부는 통상적인 항로는 아니지만 전혀 가지 않는 항로도 아니라며 해명을 하며
천안함이 사고 당시 통상적 작전 수행을 하고 있었지만, 무슨 작전이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5.

사고 당시 천안함 인근에 있던 속초함에서 사고 발생 27분 후 발포를 하였다.
이후 레이더에 잡힌 미확인 물체를 보고 발포를 한 후 새떼로 밝혀졌다고 해명을 하였지만 오해는 쌓이고 있다.
처음 함동참모본부에서는 "(속초함의 위치와 발포 시간에 대해서는) 일부의 오해를 사더라도
 일체 알려줄 수 없다."는 태도를 일관함으로써 스스로 의혹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천안함에 사고가 발생하여 침몰하고 있는 그 순간에
인근에 있는 속초함이 구조 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순간 미확인 물체 (새떼로 추정되는) 를 향해 사격을 가해야하는 이유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침몰한 천안함의 최원일 함장은 천안함 생존자 전원에게 함구령을 내렸다고 한다.
또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과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도
사고 상황에 대해 함구령이 내린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국민이 생각하는 가장 폐쇄적인 조직 중 하나가 군대이다.
그 조직의 특수성으로 인해서 기밀이 많기는 하지만, 일반 국민이 생각하기에 제일 폐쇄적인 조직 중 하나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사건에도 쌓여있는 의혹을 풀고 해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혹은 점점 커지고만 있다.
이번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된 의혹들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모두 열린 자세로 소통하여 풀어내는 것이
그 동안 흐트러진 군대에 대한 믿음, 해군에 대한 믿음을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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